김사은 교도
김사은 교도

 ‘심화기화’ 같은 삶

원음방송 PD로 일하면서 가장 큰 축복은 법문과 가까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원음방송의 ‘성지의 아침’을 제작 및 진행했다. 그동안 매일 법문을 중심으로 오프닝을 구상하고 법의 기운을 담아 클로징을 하려 많은 설법을 접하다 보니 절로 공부심이 자라났다. 볼수록 구구절절 좋고 보감 되는 법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대종경> 교의품 37장 법문을 봉독 하다가 심화기화(心和氣和)라는 단어가 가슴에 꽂혔다. 

<원불교 대사전>에 의하면, 심화기화는 ‘동남풍과 같은 마음과 기운을 갖춘 사람은 평화와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조화로운 마음과 기운으로 이웃과 사회를 감화시킬 것’이라는 의미를 가졌다. 

나는 ‘더불어’라는 부사를 좋아한다. ‘거기에다 더하여’라는 뜻이다. ‘더불어 함께’를 연이어 붙이면 더욱 끈끈해지는 정이 느껴진다. 더불어 함께 이웃과 주변 사람을 위해 살아가고자 하는 평소의 바람이 ‘심화기화’라는 말로 한번에 정리됐다. “아, 나는 심화기화로 살고 싶었던 것이구나!” 인생 후반기의 목표가 설정된 듯 매우 기뻤다. 나는 ‘심화기화’를 앞날의 보감으로 가슴에 새겼다. 

대산종사께서는 ‘심화, 기화가 되어 천인 만인뿐 아니라 전 생물까지도 대하면 대하는 대로 화(和)하는 그 자리가 출가위 자리’라고 하셨다. 이 말씀을 지금 내 주변에서 할 수 있는 일로 하나씩 실천하고자 한다. 우선은 방송인으로서 ‘맑고 밝고 훈훈한 방송’을 지향하고 지역방송의 역할과 사명을 다하는 것이다. 여기에 지역 사회 크고 작은 일에 합력하는 것은 실천과제이고, 진심과 미소는 필수덕목이다. 이때 진심은 심화, 미소는 기화다. 문학인으로서는 따뜻한 글로 사람들의 마음에 평안과 위로를 주고 싶다. 이 또한 진심이 마음에 닿아야 할 것이기에 심화기화가 돼야 한다. 

심화기화에 이르기 위해 더 많은 공부와 수행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주변에 심화기화하는 분들이 많음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심화기화로 수필 같은 삶을 살고 싶다.

/전북원음방송PD, 화산교당


[2023년 9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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