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특위 제안한 3차 혁신안에 대한 의견 수렴 장
온·오프라인으로 600여 명 참여… 높은 관심 입증
다양한 우려, 교화현장의 현실과 절박함 호소도

[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출가교역자들을 대상으로 교단혁신특별위원회(이하 혁신특위)가 제안한 3차 보고서에 대한 의견 수렴의 장이 펼쳐졌다. 9월 19일 출가교화단 총단회 오후와 저녁에 진행된 혁신안 보고, 질의응답 및 자유발언 시간을 통해서다. 이 시간에는 600여 명의 출가교역자가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해 혁신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오후 4시부터 저녁 9시 30분까지 이어진 회의는 박중훈 수위단회 상임중앙의 사회로 진행됐다. 박 상임중앙은 회의 목적에 대해 “혁신특위가 9월 12일 제270회 임시수위단회에 혁신안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수위단회는 교단의 총의를 모으는 두 개의 공식 기구(출가교화단 총단회와 중앙교의회)의 의견을 수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기서 나온 소중한 이야기들이 향후 수위단회의 중요한 방향이 될 것”이라며 “혁신안에 대한 의문점, 보완점, 교단의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강해윤 혁신특위 위원장의 혁신안 발표가 이어졌고, 출가교화단원들은 혁신안에 대한 질의 및 의견 제안을 이었다. 
 

이날 질의와 자유발언은 혁신안 중 ‘지도체제 혁신안’에 집중됐다. 그중 특히 원불교교헌 제42조에 해당하는 ‘수위단회 기능’에 대한 질의와 의견이 많았다. 이는 ‘하부 조직이 없는 재가수위단을 최상위 교화단으로 정의할 수 있는가’를 비롯, 봉도·호법수위단 존속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혁신특위가 제안한 혁신안은 현재 교헌 상 ‘수위단회는 교단 최고결의기관이며 정수위단은 최상위 교화단이다’라고 정의된 것을 ‘수위단회는 교단 최고결의기관이며 수위단은 최상위 교화단이다’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정수위단’을 ‘수위단’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혁신특위는 “정수위단을 수위단으로 개정해 수위단회 내 정수위단원과 봉도·호법수위단원의 위상을 일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출가교역자들은 해당 안으로 인해 발생될 문제점을 강하게 짚었다. 재가수위단의 하부 조직에 대한 연구나 재가수위단원의 역할 등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가수위단을 포함한 수위단을 최상위 교화단’으로 규정하는 것에는 어폐가 있다는 것이다. 

또 수위단회 구성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모이는 게 공화제도의 핵심인데, 단순히 인원수의 많고 적음으로 효율성을 따질 수 있는가”, “수위단원 숫자를 35인에서 28인으로 줄이는 것이 효율적 진행에 정말 효과적인가” 등의 의견이 나왔다. 봉도·호법수위단에 대한 의견도 더해졌다. “봉도수위단 제도의 운용면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순기능도 있었다”, “그동안의 문제점이 제도 자체에 있는 것인지 운영상의 문제인지에 대해 신중한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 등이다.

수위단원 선거에 있어서는 특히 재가수위단을 직선제로 선출하게 될 때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출가교도와 재가교도는 성품이나 불성이 같고, 공부할 의무도 똑같지만, 역할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재가와 출가가 각자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할 때 최고의 팀이 된다”, “투표를 해 떨어졌을 때 재가교도들은 큰 상처를 입기 쉽다”, “재가수위단원 직선제는 순수성 왜곡, 정치화 등의 우려를 크게 동반한다. 직선제에 대해 재가교도들에게 의견을 묻거나 동의받는 과정이 없는 제안은 일방적일 수 있다” 등이다.

젊은 세대의 참여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혁신안은) 중앙교의회 구성에 있어 출가대표를 출가수위단원, 출가교화단 각단 단장으로 한정했는데, 이러면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교단이 젊어지려면 3040 세대를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등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교화현장의 절박한 이야기도 울려 퍼졌다. 한 출가교역자는 “현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교도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신입교도들은 특히 유튜브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교단에 대한 비판적 이야기가 많은 게시물로 인해 교화현장은 교도들이 교무를 믿지 않고 존경하지 않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교단의 혁신은 ‘어떻게 부처를 만들까’, ‘어떻게 교화를 잘해볼까’ 하는 근본정신이 살아나는 데 있어야 한다”며 “교단이 어떻게든 하나가 되어 앞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출가교역자들은 혁신안의 대전제, 혁신특위 활동 초반 설문결과에서 ‘교화’가 가장 중요한 혁신과제로 꼽힌 상황에서 현재 ‘지도체제’가 우선 혁신과제로 꼽히게 된 이유 등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기한을 정해놓고 일을 하려다가 사고가 난 사례를 반조해 제대로 점검하며 혁신안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날 회의에 대해 수위단원들은 “혁신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의 과정을 대립구조로 이해하면 안 된다. 어떤 안이 제안되면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문제점을 최소화할 보완책이 함께 논의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종합해 이후의 논의 과정에 참고하겠다”고 전했다.

[2023년 9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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