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아침·점심·저녁기도. 거기다 얼마 전 태어난 둘째 손주를 위해 시작한 100일 기도까지. 안대용 송정교당 교도회장의 하루는 수양이 담긴 기도로 시작해 감사가 담긴 기도로 마무리된다. 

허나 처음부터 그가 기도의 힘을 알았던 것은 아니었다. 원기94년(2009) 협심증 판정을 받았던 그. 스텐트 삽입시술은 3시간 동안 이어진 고통의 시간이었다. 의사의 얼굴에 피가 튀고 적막과 두려움만이 공존했던 시간. 의사가 포기한 듯 수술방을 나가버렸을 때 부분마취한 탓에 정신이 깨어있던 안 교도회장은 기도를 했다. 

“그랬더니 의사가 다시 들어와 ‘제가 배운 것 중 처음 해보는 방법인데 한번 해보겠다’고 하더라고요.” 과연 기도의 힘이 정말 닿은 것일까. 시술은 성공적이었다.

기도는 교당생활을 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된다. 안 교도회장은 교당에서 ‘감사할 줄 아는’ 교도회장이다. 그에게는 교당 앞에 늘 ‘우리’가 붙는다. 그의 ‘우리’ 교당에는 집처럼 교당을 여기고 청소나 수리를 하는 교도도 있고, 그저 다른 교도들이 맛있게 먹는 그 모습이 좋아서 밥하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교도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있는 곳, 그래서 안 교도회장에게 교당은 일상의 활력을 채우는 ‘마음의 휴식처이자 안식처’다. “나는 교도회장으로서 그분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한참 고민하다 기도를 시작했어요.” 그는 교도 한 명 한 명을 생각하며 매일 아침 기도를 한다. “교도님들만 생각하면 너무 고맙고 또 감사해요”라고 말하는 그다.

안 교도회장은 원불교를 알고 첫 훈련을 받으러 만덕산에 갔을 때 들었던 가르침을 지금까지 마음에 품고 산다. “올바르게 살아라. 지금 이 한 생만 올바르게 살면, 영생을 올바르게 살 수 있다.” 지금은 열반한 승산 양제승 종사의 가르침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던 ‘마음’에 그대로 박혀 삶의 지표가 됐다. 

이제 그는 ‘마음’이 무엇인지 안다. 그리고 그 ‘마음을 공부하는 중’이다. “사람들에게 ‘무작정 믿어라!’ 하고 외친다고 교화가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제가 행복해야 ‘아, 저 종교(원불교)를 믿는 사람은 행복하구나’ 하며 교화가 된다고 생각해요.” 스승에게 받았던 지표 하나. 그 지표를 보고 걷다 보니 행복을 만났다. 그리고 그 행복을 가득 담아 오늘도 기도를 올린다.

[2023년 9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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