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균(광일)
윤덕균(광일)

일원 60상(평창올림픽 상): 한국의 둥근 멋 구현한 대서사시, 보름달 떼어 놓은 듯 원형 무대
1988년 서울올림픽이 한국 최고의 국제행사였다면 2018년 평창올림픽은 30년 만에 열린, 두 번째로 큰 국제행사였다. 그리고 30년이라는 시간은 원(圓)에서 원(圓)으로 연결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화룡점정이었던 굴렁쇠의 고요한 울림이 30년을 뛰어넘어 하얀 원형 판으로 태어난 것이다. 

<조선일보>(2018년 2월 10일 자)에 김미리 기자가 쓴 기사를 인용해 본다. “꽁꽁 언 땅 위에 보름달이 떴다. 깜깜한 밤하늘에서 둥근 달을 똑 떼 지상에 붙인 듯, 동그란 무대에서 2시간 동안 한국의 태고와 미래가 펼쳐졌다. 2월 9일 밤 열린 평창올림픽 개막식은 한국의 ‘둥근 멋’을 첨단 기술로 구현한 대서사시였다. 음양오행을 상징하는 오각형 스타디움 중앙에 설치된 둥근 무대는 메밀밭으로, 백두대간으로, 파란 하늘로, 끊임없이 변주하며 한국의 미를 발산하는 바탕이 됐다. 개회식 총연출을 맡은 양정웅 감독이 예고했듯 “서울올림픽 ‘굴렁쇠 소년’과 ‘손에 손잡고’의 오마주”가 절묘하게 펼쳐졌다.

간송미술관 탁현규 연구원은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이 달이라는 이미지와 만나 한국적인 미가 극대화됐다”며 “오륜만월(五輪滿月·오륜이 달에 가득하다)”라는 단어로 개회식을 촌평했다.…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은하수와 반딧불을 허공에 쏘아올리고, 드론 1218대를 공중에 띄워 만든 ‘드론 오륜’은 올림픽 역사의 한 페이지에 들어갈 법한 장관을 연출했다. 드론 오륜은 이번 올림픽 이후 최다 무인항공기 공중 동시 비행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예정이다.”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공연자들은 120개의 LED 문을 들어 옮겼다. 오른쪽 사진은 원형 무대 위로 58개의 LED 줄로 이뤄진 ‘미디어 링크’가 원기둥 형태로 솟구친 모습이다. 첨단기술로 한국 전통의 ‘둥근 멋’을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한국이 일원의 나라임을 전 세계에 과시한 것이자, 소태산 대종사가 이 땅에 오심을 설명하는 이벤트였다. 
 

 

평창올림픽 개막식 공연은
한국이 일원의 나라임을 
전 세계에 과시한 것이자, 
소태산 대종사가 
이 땅에 오심을 설명하는 이벤트.

일원 61상(아셈 상): 아셈(ASEM) 정상회의의 엠블럼이 일원상인 이유
2000년 제3차 아셈(ASEM·아시아-유럽)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개최됐다. 아시아와 유럽 정상 20여 명이 모이는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개최되었다는 건 한국의 국력이 그만큼 신장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셈의 특징은 비공식적 협력체로서 다차원성을 갖고, 동등한 파트너십과 다중심 협력 체제를 갖는다. 

회원국들은 아셈의 비공식적 협력의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 실제 사무국이 아닌 가상 사무국(Virtual Secretariat) 설치 등을 통해 비공식적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회원국간 조정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모든 참가자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분야의 공통 관심 사안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한다. 전원 합의제는 정상회의는 물론 각료급 회의 및 고위관리 회의 등 아셈 프로세스 내 모든 단계에서 공공연히 통용되는 의사결정 방식이다. 

아셈 정상회의는 1996년 1회 회의가 아시아 방콕에서 열린 이후 2년마다 유럽과 아시아 각국에서 번갈아 열린다. 1998년 유럽의 런던, 2000년 아시아의 서울, 2002년 유럽의 코펜하겐, 2004년 아시아의 하노이 순으로 개최됐다. 

그런데 아셈의 엠블럼 중 오직 일원상을 갖고 있는 것은 제3회 서울회의가 유일하다. 모두가 유럽과 아시아의 화합을 표현하고 있지만 일원상으로 이를 표현한 것은 서울대회뿐이다. 이는 다시 한번 한국이 일원 국가임을 표현한 것 아닐까. 

/한양대학교 명예교수·중곡교당

[2023년 9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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