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무
이도하 교무

[원불교신문=이도하 교무] 지난 두 번의 글에서 메타버스와 AI·IA가 인간의 삶을 확장하고 연계시킨다는 공통점과 함께 메타버스는 주로 시공간의 확장과 연계에, AI·IA는 주로 인간(존재간)의 확장과 연계에 기여할 것이라고 정리했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메타버스와 AI·IA가 함께 만들어갈 미래의 모습에 대해 좀 더 상상해 보자. 

메타버스에 의해 시공간이 확장된다는 것은, 지금 내가 살고있는 현실 이외에 또 다른 세계를 스스로 만들거나,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확장세계에 동시 존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구분을 위한 편의상 이 확장된 공간을 ‘가상세계’라고 부른다면, 이 공간 역시 현실과 연계되며 그 연계성의 정도 또한 내가 설정할 수 있다. 그리고 나의 현실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확장된 시공간 안에 존재하거나 전혀 다른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다.

다시 여기에 AI·IA가 결합된다면, 내가 스스로 확장된 공간의 또다른 나를 컨트롤하지 않아도, 복제(확장·연계)된 또 다른 나는 마치 스스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듯이 동시에 확장-연계된 여러 공간에서 존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의 메타버스 환경은 여전히 초기 모습 그대로다. 아직은 VR메타버스, 즉 가상공간에 기반한 메타버스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사이에 메타 퀘스트3와 애플비전프로 등 주요 디바이스들이 제시하는 미래 메타버스의 방향은 점차 VR 메타버스에서 AR메타버스에 가깝게 향하고 있다. 이 변화는 제법 오래 전부터 예상하고 준비된 것이었지만, 오히려 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느껴진다. 

VR메타버스에서 AR메타버스로의 변화 또는 확장은 메타버스의 활동 공간을 가상에서 현실로 확장시킬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시(MESH)나 메타의 메타버스 소개영상(meta.com) 등에서 보여지던 모습의 구현이랄까. 예시 이미지가 보여주듯 현실공간에 현실의 인간과 함께, 아바타 모습의 원격 캐릭터, 또는 실제 모습으로 참여한 원격 캐릭터 등이 동시에 존재하면서 또 다른 가상의 3차원 이미지들을 둘러싸고 의견을 나눈다. 모두가 그 현실에 존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라 원격으로 참여하더라도 최소한의 시각과 청각, 또는 촉각도 느끼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이 공간의 무대 역시 가상이나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다만 현실공간에서라면, 시각, 청각 또는 촉각 등 현실감각을 느낄만한 디바이스가 전제돼야 한다. 

이는 메타버스가 지향하는 가상·현실 연계의 다음 단계이자 시공간 확장의 사례다. 그리고 단계적으로 AI·IA가 연계될 수 있는 환경의 시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23년 9월 27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