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젊은 교무들의 목소리가 쏟아져 신선함을 안겼다. 아마, 교단이 걱정스러웠던 것 같다.

지난 9월 19일 당일로 열린 교무들의 회의체인, 출가교화단 총단회에서는 예전에 못 보던 풍경이 펼쳐졌다. 30대, 40대 교무들이 대거 발언대에 과감히 나선 것. 그동안 교단의 의견을 모이는 토론장은 대체로 기성세대 50대, 60대 교무들이 발언을 점유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에 비해 30대, 40대 교무들은 총단회 참석률조차 저조했고, 더더구나 개인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언감생심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교단 4대를 몇 달 앞둔 시점에 터져 나온 젊은 교무들의 적극적인 발언은 이제 교단 주역의 변화를 예고하는 상두소리처럼 들릴 만 했다. 왜냐하면 원기73년(1988)부터 시작된 지난 36년의 교단 3대가 대체로 50대, 60대가 본격 교무로서 역할을 한 시기라면, 이제 내년부터 시작될 원기109년 교단 4대는 분명 지금의 30대, 40대 교무들이 책임져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번에 젊은 교무들이 대거 발언대에 나선 모습은 건강하고 신선한 교단의 한 일면으로 보여지는 이유가 됐다.

또 하나, 이번 출가교화단 총단회에서 눈여겨 보게 된 것이 있다면 교정원 부장들이 발언대에 나선 모습이다. 그동안은 대체로 교정원 부장급 교무라면 일반 교무들의 질문에 따라 답변에 나서거나 ‘소극적인’ 자세로 해명에 급급한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교단 구성원이 함께 모여 교단 미래를 그리며 다양한 의견을 모으거나 발언하는 장에는 좀체 나서지 않는 것이 관례였던 것에 비춰 특이점으로 여겨진다.

사실, 출가교화단 총단회는 모든 교무들이 단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여해 누구나 나서서 발언할 수 있고, 의견을 제안할 수 있는 장이다. 여기에는 어떤 직책도 직위도 차별되지 않으며, 갓 출가한 단원(교무)들도 얼마든지 발언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공의 수렴의 제도, 이것은 원불교가 생긴 이래로 맥맥이 이어져온 건강하고 아름다운 전통이기 때문이다.

이제 갓 108년의 역사를 지나가는 원불교는 아직 젊다. 그 원천은 26세에 대각한 소태산 대종사로부터 시작되어, 17살의 나이에 소태산 대종사를 만나 수위단 중앙을 맡은 후 43세의 나이에 법통을 계승한 정산종사의 이력이 이를 잘 드러내고 있다.

또 16살의 나이에 출가시를 바쳐 올린 주산종사의 패기와, 16세에 출가하여 48세에 종법사위에 오른 대산종사의 열정, 그리고 30살의 나이에 출가해 바로 총무부장의 중책을 맡은 상산 박장식 종사, 특히 35세의 나이에 여자수위단 중앙위를 맡는 이공주 종사의 역사는 우리 교단에 맥맥이 이어지는 ‘젊은 원불교’를 잘 드러내고 있다.

교단 4대가 눈앞이다. 쫄지 말자(겁먹지 말자). 원불교는 젊다.

[2023년 9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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