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소장
이준원 소장

[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1981년 11월 SK에 입사한 후 28년간 공부와 사업, 조직 생활을 배웠다. 입사 후 3개월밖에 안 된 신입사원에게 ‘주유소경영 매뉴얼’을 만드는 일을 주위의 반대와 우려에도 상사가 과감하게 맡겼다. 창고를 개조해 편집실을 만들어 주고, 회사에서 가까운 호텔도 잡아 숙식 제공 등 온갖 편의를 다 제공해줬다. 지덕을 겸비한 당시 상사는 훗날 부회장까지 역임했다. 

하고 싶었던 공부를 다 하지 못한 아쉬움을 교육업무와 경영기법 개발에 매진했다. 얼마 후 영업교육과가 생기고, 1995년 대전에 마케팅개발원이 세워졌다. 운동장과 산책로, 식당과 숙소동, 현장 실습용 주유소, 강의동과 사무실을 두루 갖춘 최적의 환경이었다. 2005년 마케팅개발원장으로 부임 후 2년간 조직 구성원의 헌신적 노력이 변화추진에 거름이 됐다. “밭에 거름주기가 밭을 사는 것보다 낫다”는 옛 속담을 체감했다. 그 자리는 소태산의 가르침을 기업에 응용하고, 검증하는 절호의 기회였다. 발상의 전환을 위한 ‘상상력발전소’를 만들고, 초등학생을 위한 ‘사랑의 학교’를 여름방학 중에 열었다. 마케팅 혁신을 위한 ‘실전학습(Action Learning)’을 실시해 결실을 봤다. 2006년 망우청소년수련관을 초청했다. 어느 교무님은 “영산선원에 온 것 같다”고 했다. 

故 정주영 회장은 초등학교까지만 나왔어도 큰 기업을 일궜다. 가출 후 쌀가게 배달원으로 일할 때 정리 정돈과 청소는 물론이고, 회계장부까지 챙겼다. 잠시 부기학원을 다닌 덕분이었다. 주인의 마음을 사면서 3년 후 쌀가게를 인수했다. 쌀장사로 쌓은 신용으로 빚을 내어 자동차 정비공장을 차렸다. 흙수저가 하루아침에 금수저가 됐겠는가?

‘공부통’이란 글로 된 문자경전, 변화하는 현실경전, 언어가 끊어진 마음경전 공부에 두루 통하여 교단의 ‘정신자본 축적’에 기여하는 사람이다. ‘사업통’이란 관리자로서 수입·지출 대조, 자산관리와 회계 관리에 철저하고, 사업가로서 수익 원천을 지속적으로 창출해 교단의 ‘물질자본 축적’에 기여하는 사람이다. ‘조직통’이란 상하좌우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상호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교단의 ‘신뢰자본 축적’에 기여하는 사람이다. 

소태산을 남 먼저 알아보고 각자의 위치에서 공부통, 사업통, 조직통이 된 선진제위가 있어 오늘의 교단이 존재한다.

/솔로몬연구소

[2023년 9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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