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원주희 교도] 강연주제를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로 받았을 때 뭘 써야 할지 전혀 몰랐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할 때 나는 원망하는 사람은 없고 감사생활만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니, 원망하는 마음도 가끔 있음을 알았다.

내가 원망하는 사람은 딱 한 명, 바로 나 자신이었다. 무엇을 해도 잘 못한다, 부족하다는 마음으로 나 자신을 원망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가끔 생겨나곤 했다.

원래는 그런 마음이 없지만 기분이 안 좋을 때나 경계를 만날 때 그런 마음이 생긴다. 더 나아가면 나는 그 순간으로부터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언젠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만약 친구가 스스로 싫어하는 마음을 가지면 당신은 무조건 ‘아니야, 너는 좋은 사람이야. 잘하고 있어’ 하면서 위로해 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한테는 이런 말을 해주지 못한다. 그러나 당신도 똑같이 스스로에게 좋은 친구가 돼야 한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부족한 점이 있다. 하지만 분명 잘하는 점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부족한 점에만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한테 잘해주고, 사랑하고, 인정해야 힘이 생긴다. 그 힘이 있어야 다른 사람한테도 진심으로, 열린 마음으로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이번에 나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기 전에 나 자신부터 도와줘야겠다’고 깨달았다.
 

부족한 점에만
집중하지 말고
자신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래서 일상수행의 요법 5조대로 ‘원망하는 마음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려야’ 한다.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고 소중한 사람이다’는 것을 알고 믿어야 자신을 원망하는 마음을 돌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먼저 나 자신에게 무엇을 감사하는지 고민해 보았다. 

그리고 깨달은 바를 종이에 적어 보았다. ‘열심히 살고 있다’, ‘힘들 때 포기하지 않는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한테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등의 내용이 하나씩 종이를 채워갔다. 스스로에게 감사할 점을 찾다 보니 조금씩 내가 가지고 있던 원망하는 마음을 돌리게 됐다. 또 평소 내가 가장 신경 쓰는 것도 점점 돌리게 됐다.

나는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다’를 ‘충분히 어려움 없이 소통할 수 있다’로 돌리고, ‘못생겼다’를 ‘건강하고 충분히 예쁘다’로 돌리고, ‘모르는 것이 많다’를 ‘알고 있는 것을 잘 안다’ 등으로 돌려봤다. 

그렇게 몇 번 하다 보니 남들뿐 아니라 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그래서 나처럼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이 있다면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부족한 점에 집중하지 마시고 잘하는 점에 집중해보세요. 당신도 충분히 잘하고 있고 예쁘고 소중한 사람입니다.”

나 자신부터 시작해야 다른 사람들에게도 더 좋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원남교당

[2023년 10월 11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