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무종교인 비율 63% 달하는 조사 결과 발표
‘여러 종교에 구원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평균 46% 달해
탈종교화 속도 가파르고, 성직자 감소 문제 전 세계적 추세

[원불교신문=장지해 기자] 우리나라 무종교인의 비율이 63%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안긴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연구·분석한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 종교인은 37%, 무종교인은 63%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칭 한미준)에서 1998년 첫 조사를 시작한 이래 25년에 걸친 데이터를 추적 연구한 결과로 의미가 있다.
 

종교 인구 변화(만19세 이상 일반국민, %), 자료출처=목회데이터연구소(numbers)
종교 인구 변화(만19세 이상 일반국민, %), 자료출처=목회데이터연구소(numbers)

해당 리포트에 따르면 조사 시작 시점인 1998년 이래 종교인 비율이 무종교인보다 계속 앞서가다가 2017년 무종교인 비율이 종교인을 앞질렀고, 그 이후 무종교인이 점차 증가하며 종교인과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다. 전체적으로 2012년 이후 탈종교화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모습이다.

이렇듯 전체적으로 종교인구 감소가 진행되는 가운데, 2030 젊은 세대 종교인구 감소는 특히 가파르다. 본 조사 결과에서도 29세 이하 종교인구 비율은 19%로, 5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종교인구 감소는 각 종단의 발전 요소 가운데 특히 성직자 감소와 직결되는 문제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원불교를 비롯한 각 종단들은 ‘인재 양성’을 큰 화두로 삼아 이에 사활을 걸고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원불교의 경우 올해 2학기 기준 4개 육영교육기관(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영산선학대학교, 원불교대학원대학교,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에 재학 중인 예비교무 수는 총 101명이다. 학년으로는 총 6개 학년에 해당하니, 한 학년 당 평균 16~17명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원불교 교정원 교육부는 전 교도 1인 1인재 불공하기 ‘신성 장학 프로젝트’, 인재발굴·육성을 위한 ‘찾아가는 홍보법회’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함과 동시에, 전문직·봉공직 교무와 기간제 전무출신 등 다양한 제도를 알리며 인재 확보를 위해 전력하고 있다. 하지만 출산율과 학령인구 감소, 무종교인 비율 증가 등의 급격한 한국사회의 변화 속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는 게 쉽지 않다 보니 고심이 큰 모양새다.

‘전문성직자 양성’은 이웃종교들 역시 큰 화두로 주목하는 사안이다. 최근 <법보신문>이 진행한 조계종 제27대 집행부 1주년 설문에 따르면, 시급히 추진할 과제 1순위에 ‘청년예비출가제도 신설’(30.7%)가 랭크됐다. 법보신문은 이를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출가자 감소에 대한 종단 내부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고 봤다. 실제로 조계종 교육원의 보고 자료에 따르면 1991년 517명에 달하던 출가자는 2000년대에 들어서며 크게 감소해 2010년 287명, 2015년 204명으로 낮아졌고, 2020년 131명으로 100명대에 진입하더니 지난해인 2022년에는 61명을 기록했다.

이에 조계종은 지난 9월 8일 출가자 확대를 위한 ‘출가장려위원회’를 발족, 조계종 출가자 감소의 대안을 모색하고 출가자 확대를 위한 범종단적 대응방안 준비에 나섰다. 위원회 발족 당시 위원장 혜일 스님은 “5년 안에 출가자가 매년 200명이 넘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전한 바 있다. 현황을 솔직하게 고백·공유하며 타개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나가려는 시도가 인상적이다.

조계종은 진작부터 출가절벽 시대를 위한 각종 제도 개선을 시행해왔다. 2005년에는 40세이던 출가자 나이 기준을 50세로 상향 조정했고, 2017년에는 종단사상 처음으로 ‘출가자 모집 광고’를 진행, 출가자에게 주어지는 각종 혜택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출가인 확대를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올해 출가자는 84명으로 지난해보다 늘어난 수치를 보인다.

종단 유지발전 위한 ‘미래세대’ 전략 절실

지난 4월 18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펴낸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2>에서도 성직자 및 수도자 감소 수치가 확인된다. 본 보고서에 따르면 성직자는 전년에 비해 77명 증가했으나, 수도자(남녀 합산)은 전년 대비 214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복을 처음 입고 수도서원을 준비하는 수련자(예비)는 총 227명으로, 남자는 전년 대비 8명 감소, 여자는 56명 감소했다.

올해 초 보도된 <가톨릭신문> 2월 19일자(제3331호)에 따르면 한 천주교 지방 교구는 사제서품 대상자가 없어 사제서품식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성소자 감소 현상은 사제를 양성하는 신학대학 입학생 수 감소와 흐름이 닿아있는데, 성소 지원자 감소로 인해 신학대학이 폐지된 사례도 있다. 현재 천주교 내 전국 교구의 사제서품자는 2011년 131명에서 2023년 87명으로, 12년 사이 35%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종교인 수 하락은 전 세계적 추세로 보인다. 이는 매년 발표되는 교황청연감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 2019년 연감은 당시 약 10년 만에 전 세계 사제 숫자가 처음으로 감소한 결과가 나타나 주목받았다. 2016년 41만4969명이던 전 세계 사제 수는 2017년 41만4582명으로 387명이 줄었고, 2022년 교황청연감에서는 41만219명으로 기록됐다. 
해당 연감에 따르면 교구 사제로 새로 서품을 받는 수 역시 계속 줄어드는 추세(2012년 6577명→2017년 5815명)이며, 신학생 수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2016년 11만6160명, 2017년 11만5328명, 2021년 11만4058명, 2022년 11만1855명).

이렇듯 종교인구 감소가 전문종교인 감소와 직결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대안으로 이 위기를 타개해 나가야 할까. 

앞서 언급한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조사를 참고하면 무종교인의 증가 요인으로 ‘무관심’과 ‘실망’이 꼽힌다. 두 항목 모두 2017년 조사 대비 각각 7%p, 6%p 상승한 것을 눈여겨볼 지점이다. 또 하나, 해당 리포트가 시사점으로 꼽은 주요한 내용 중 하나는 ‘종교 다원론’ 항목이다. 여러 종교에 구원이 있다고 보는 비율은 개신교인 32%, 불교인 53%, 천주교인 58%, 무종교인 40%로 평균 46%에 달한다.

각 종단의 유지발전을 위해서는 미래세대 전문종교인 발굴과 양성이 필수다. 각종 사회 분석 데이터와 이웃 종교의 사례를 참고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2023년 10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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