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많은 이가 관절병을 앓고 있다. 관절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관절에 대해 잘 이해를 해야 한다. 뼈는 딱딱하다. 하지만 관절은 전혀 딱딱하지 않다. 얼마든지 움직일 수 있도록 유연하게 만들어져 있다. 골격이 딱딱한 건물과는 다르다.

건물의 골격은 보와 기둥이 만나는 접합 부위가 딱딱하다. 만일 그 부위가 움직이도록 만들면 건물이 힘을 받는대로 이리저리 움직여서 사람이 들어가 살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사람의 골격을 건물처럼 딱딱하게 만들어 놓으면 사람은 걸을 수도 앉을 수도 팔을 들 수도 없게 된다. 같은 ‘골’자를 쓰지만 건물과 사람의 몸은 이렇듯 전혀 다르다.

관절은 오히려 최대한 움직일 수 있게 생겨 있다. 어깨 관절은 거의 모든 방향으로, 모든 각도로 움직일 수 있다. 늙어가면서 점점 움직일 수 있는 각도가 줄어들지만, 아기들이나 요가로 단련된 사람은 자유롭게 어깨 관절을 움직인다. 어깨보다는 좀 제한 되지만 손목, 발목, 팔꿈치, 무릎도 상당한 각도로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척추도 관절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목을 움직일 수 있는 건 목뼈(경추)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허리뼈(요추)도 움직이니까 허리를 굽히고 펼 수 있다. 가슴뼈는 비교적 움직임이 적지만 딱딱한 것은 아니다. 등을 굽히거나 펼 때 흉추도 움직인다. 정말 딱딱하다고 보여지는 머리뼈도 뼈 사이에 작은 틈이 있어 약간씩은 움직일 수 있다. 

모든 관절이 움직인다면 관절병은 그 관절을 운전하는 내가 뭘 잘못해서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운전법을 바꾸면 된다. 뼈가 부러진 것과는 다르다. 관절이 전혀 못 쓸 정도로 망가져 인공관절을 만들어 넣어야 할 정도가 아니라면, 수술은 최후의 방법으로 미뤄야 한다. 웬만하면 운전법을 바꾸는 것으로 관절의 건강회복이 가능하다. 외상에 의해 관절이 부서진 경우에는 수술해야 하지만, 만성 관절병에 대한 수술은 오히려 관절의 완전한 회복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김종열한의원장,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3년 10월 18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