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소장
이준원 소장

[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뿌리 없는 나무에 잎이 피지 않는다. 화가 복, 복이 화가 되기도 한다. 원인은 결과를 낳고, 결과는 원인이 돼 또 다른 결과를 낳는다. 원인을 찾고 또 찾아 들어가 근본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문제해결은 근본 원인을 찾아서 이를 확실하게 제거하는 것이다. 

과학은 복잡한 현상 속에서 단순한 원리를 발견하는 학문이다. 완전한 질서와 완전한 무질서 사이에 복잡계(Complex system)가 존재한다. 수많은 요소가 원인-결과 관계로 서로 상호작용한다. 세상은 다양하고 유기적인 요소들의 네트워크다. 상호작용 속에서 생성과 소멸, 진화와 퇴화의 과정을 거듭하는 열린 순환계다. 복잡계는 수학과 물리학, 경제학과 사회학, 뇌과학과 전자공학, 인공지능의 연구 대상이다. 유무초월의 메타과학 시대다. 

소태산은 “이 세상은 대소유무의 이치로써 건설되고, 시비이해의 일로써 운전해 간다”고 했다. 세상을 이치와 일, 이사(理事)로 본다. 사리연구의 목적은 육근경계 심신작용을 원만구족·지공무사(圓滿具足·至公無私)하게 하기 위함이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잘 살기 위함이다.  

공부란 배운 바를 실지에 응용하여 원리를 체득하는 것이다. 원리를 터득하기까지가 어렵다. 알고 난 다음에는 쉽다. 나무를 관찰한다. 뿌리는 하나이나, 잎과 꽃과 열매는 형형색색 많다. 종자는 하나, 쌀알은 낱낱이 많다. 성리 공부는 씨앗 속 사과 보기다. 본체가 되는 대(大)는 원리, 작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소(小)는 원인-결과 인과관계의 현상이다. 눈에 보이는 유(有, Seen), 안 보이는 무(無, Unseen), 유무가 오고 가는 변화다. 죄복의 씨앗이 되는 한 생각은 눈에 안 보이나, 그 결과는 소소영영(昭昭靈靈)하게 나타난다.  

“귀신은 경(經)으로 떼고, 낮도깨비는 방망이로 뗀다”는 속담이 있다. 말로 안 되면 위력으로 제압해야 한다. 도가(道家)의 낮도깨비는 대소유무의 이치를 조금 알았다 하여 공명(公命)과 종명(宗命)의 엄중함을 모르는 소치다. 세상을 어지럽히고 사람을 속이는 혹세무민(惑世誣民)이다. 따르는 무리도 문제다. 옳고 그름의 시비를 혼돈하는 것은 사리에 어두워서 눈과 귀가 먼 사람들이다. 

소태산은 계율과 인과를 중시하지 않고 스스로 깨쳤다고 하며 제멋대로 자행자지(自行自止)하는 것을 경계하셨다. 마음공부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다.

/솔로몬연구소

[2023년 10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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