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 교무
김성현 교무

[원불교신문=김성현 교무] 안암교당은 청년들을 위한 마음공부학사(이하 안암학사)를 운영한다. 대학생~대학원생(석사)을 입주 대상으로 하는 안암학사는 원기93년(2008)‘원불교 교법으로 도덕적·창의적 인재를 양성하자’는 모토로 처음 기획됐고, 원기96년(2011) 전세집을 계약하며 본격 시작됐다. 지금은 셰어하우스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아무래도 여럿이 함께 모여 거주한다는 점 때문에 자녀를 서울 소재 대학으로 진학시킬 때 부모님들이 안심하고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안암학사는 돈을 따로 받지 않는다. 대신 개원 때부터 변하지 않고 요구하는 원칙이 하나 있다. 바로 법회 출석과 여름·겨울 정기훈련 참석, 그리고 월 1회 상시일기와 정기일기 점검이다. 이 교법을 통해 학생들이 거듭나 도덕적인 인재로 세상에 배출되도록 하는 게 학사의 창립 목적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학사생들은 젊은 청춘들이다 보니 구속보다는 자유가 좋고, 이러한 원칙을 지키는 게 부담된다며 중간에 퇴소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분명히 〈정전〉 ‘법률 보은의 결과’를 통해 ‘법률 보은을 한다면 우리 자신도 법률의 보호를 받아 갈수록 구속은 없어지고 자유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처럼 규정을 지키며 마음의 힘을 쌓고 삶에 도움을 얻는 청년들이 있어 안암학사는 10년 넘게 유지될 수 있었다. 
 

초입자일수록
정성스럽게  훈련에  참석하고 
우리 교법의 
우수성을 빨리 깨달았다.

나도 처음에는 학생들이 많이 부담을 느낄까봐 걱정했다. 그러나 의외로 초보자들도 쓰는 법만 처음에 잘 가르쳐주면 곧잘 상시일기와 정기일기를 작성했다. 이제 막 대학생이 된 청년에게 처음 심신작용처리건과 감각감상 쓰는 법을 알려줬을 때, 한 달 만에 제법 일기를 쓰게 된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 걱정이 기우(杞憂)였음을 알았다. 

일기법을 통해 자기 마음을 세밀히 들여다보면서 삶에 도움을 얻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교당 생활까지 재미를 붙인 친구들도 있다. 그들은 나중에 단장이나 중앙이 돼 역할을 했다. 또 방학 중 정기훈련에 참석해 훈련 감상담을 발표할 때도 내 걱정과는 달리 “훈련 프로그램 하나하나가 도움이 많이 됐고, 훈련 후 삶 속에서 실천하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초입자라서, 잘 몰라서, 어려워할 것이다’라는 생각은 내 생각이었고, 오히려 잘만 알려주면 초입자일수록 더욱 정성스럽게 훈련에 참석하고 교법의 우수성을 빨리 깨달았다. 전산종법사께서는 일관되게 ‘훈련법’을 강조하신다. 교당 출석과 정기·상시일기법으로 상시훈련을, 여름과 겨울에는 정기훈련을 통해 이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주세불이 세우신 주세종교’라면서도 스스로 교법의 우수성을 믿지 않는 것 아닐까? 교법을 통해 누구나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안암학사를 졸업한 사람들이 증명해주고 있다. 개중에는 전무출신을 서원하는 사람도 있고, 학교 선생님, 회사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 학사를 떠났어도 각자의 자리에서 원불교 교도로서 주인된 모습으로 활약하고 있다. 

2학기가 지나고 겨울방학이 끝나면 2024학년 신학기가 시작된다. 도덕적인 인재로 거듭나리라는 꿈을 품은 많은 학생이 학사에 찾아오길 바란다.

/안암교당

[2023년 10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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