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구순의 나이에도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멈추지 않는 사람이 있다. 올해 구순을 맞은 김가옥 교도(남중교당)의 총 봉사시간은 2만여 시간. 그의 일상을 옮겨보면 이렇다. 

월요일은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 반찬만들기 봉사, 화요일은 익산평생대학어르신 급식제공, 수요일은 경로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만들고, 목요일과 금요일은 원광대학병원 안내봉사와 봉공실 물품봉사활동을 한다. 

“내가 베풀고 내가 쌓아야 복이 내게 돌아온다는 원불교의 가르침이 그저 좋았어요.” 단지 이 법이 좋아서 원불교의 무아봉공을 실천하고 있다는 김 교도. 현재 몸이 아파 쉬고 있는 요즘도 ‘어떻게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원광대병원에 시신기증을 서약했어요. 죽어서도 쓰임이 있을 수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 

김 교도의 방에 걸린 달력에는 봉사가는 날을 비롯해 열반한 교무들의 종재식 날짜도 표시돼 있다. “처음에는 우연히 신문에서 보고 (열반한 교무님) 종재식에 가게 됐는데, 참 허전하고 공허해서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날부터 김 교도는 꼬박꼬박 종재식을 찾아다니며 열반한 교무들의 해탈천도를 위해 마음을 보태고 있다. 

그는 자신의 활동들에 대해 ‘원망심을 닦아내는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안동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한 그. “당시에는 아들이 참 귀했던 시기라 딸만 있던 내가 마음고생을 좀 했지요.” 말로는 다 할 수 없던 설움이 가슴에 못으로 박히던 시간을 견디기 위해 김 교도는 절에 다니며 마음을 닦고자 노력했다. 그러다 딸과 사위를 따라 이사온 익산에서 원불교를 만난 후 그는 자신과 ‘딱 맞는 종교’임을 느꼈다. “원불교는 하루 이틀만에 쌓아지는 종교가 아니라 계속 반복해서 해야 하는 종교예요. 하루만 나태해져도 티가 나죠.” 

김 교도가 아픈 몸을 이끌고서라도 가는 수업에서 스승 조원중 원로교무는 늘 “일원의 광명과 위력과 자유를 얻을만한 지혜와 힘을 주소서” 하며 마음을 모아준다. “공부 열심히 해서 다음 생에는 김혜심 교무님처럼 아프리카에서 도와주며 살래요.” 그의 서원은 또 다른 봉사로, 도움으로 나날이 커지는 중이다.

[2023년 10월 25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