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성공회, 반려 가족 함께한 특별한 축복기도
반려인 1천만명 시대… 천도재 등 장례 의식에 관심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사은님, 이생에는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연을 맺었으나, 우리의 생명은 연결되어 있나이다.”

“하느님, 우리가 반려동물을 잘 이해하고 배려하여 어려움이 닥쳤을 때 잘 극복하게 하소서.”

반려인 1천만명 시대, 또 하나의 가족 반려동물을 위한 기도에 종교가 울을 넘어 함께 했다. 10월 21일 성공회대학교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2023 가을 반려동물 축복기도회는 양 종단의 재가출가와 반려동물들이 한데 모인 특별한 자리였다.

기도회는 산책으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이 인사를 나누는 동안 참가견들은 노즈워킹(개가 후각으로 하는 활동)으로 서로를 탐색했다. 이어 축복기도회는 반려 가족들이 한데 모인 가운데 원불교 강다정·강현욱·박대성 교무, 성공회 강하니·오동균·이쁜이 사제가 진행했다. 원불교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처음 만난 순간을 잊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살려주는 상생의 선연으로 진급의 길을 걸어가자”면서, 열반 동물을 위해서는 “완전한 해탈 천도를 받고 부처님의 인연으로 돌아와, 진급의 길을 걷고 복과 지혜를 얻어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자”고 기도했다. 성공회는 ‘생명을 위한 기도의 시’를 시작으로 열반 동물, 입양 동물, 아픈 동물, 학대당한 동물, 보호소의 동물들을 위한 기도를 이었다.
 

이날 성직자들은 반려동물과 반려인들에게 합장과 기도로 축복을 전했다. 17살 노령의 코난에게는 건강, 부산에서 올라온 둥이와 호야에게는 행복, 그리고 반려인들에게는 은혜와 감사를 기원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강현욱 교무는 “소태산 대종사는 우주의 모든 존재는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라고 하셨다. 현대에 와서 가족이 된 반려동물은 어쩌면 감사와 진리를 일깨우는 친구이자 스승”이라고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 가정이다. 이에 반려동물에 대한 종교적인 관심과 위로가 요구되고 있다. 천도재 등 장례 의식이 특히 활발하다. 반려동물 장례 산업은 2019년 대비 1년 만에 214%로 배 이상 뛰는 등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또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힘들어하는 비율이 49.8%에 달하고, 이들이 상실감을 메우는 데 2년이 걸리는 것과 관련, 여기에도 종교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2023년 10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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