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토론, 유도성·소원공·허석 교무
백낙청 교수와의 대화, 질의문답 진행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교전·교서 정역 방향에 대한 담론이 진행됐다. 원기108년 국제교화포럼(이하 교화포럼)에서다. 10월 20일 줌(ZOOM)으로 진행된 교화포럼에는 미국총부·일본·유럽 등 해외에 근무하는 70여 명의 교무들이 함께 했다.

이날 교화포럼은 ‘영어 정역의 실제와 방향’, ‘교전·교서 정역 규칙 제정의 방향’을 주제로 소원공 교무(노스캐롤라이나교당), 유도성 교무(원불교 미국총부), 허석 교무(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원불교사상연구원 사무국장)가 각각 주제발표에 나섰다.
 

먼저 소원공 교무는 “나의 교화는 매 순간 영문 교전과 함께였다”는 말로 ‘영문 교전과의 교화 여행’을 발표했다. 소 교무는 법회 설교를 비롯, 정기훈련(11과목으로 1주일), 교리공부, 경강발표, 교리도 수업(8~10차시), 온라인 교리공부 등 현지인들과 진행하는 활발한 교리공부 현황과 특히 원지호(Pete Warshaw) 교도의 사경 감상담을 전했다. 

20여 년간의 교화 활동과 교리공부를 기반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 등 영문 교전에 대한 현지인 교도들의 피드백을 공유한 소 교무는 “시대, 환경, 문화에 따라 언어는 변화한다”고 말하며, “교전 공부 주석서 또는 해설서를 만들자”는 등 3가지 제언을 했다. 

유도성 교무는 기독교(성경), 불교(반야심경, 금강경)의 번역을 예시로 들며 ‘번역에 대한 원칙(Criterion)’과 ‘누구를 대상으로 번역하는가’등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강조했다. “언어가 유기물이듯, 번역도 유기물”임을 전제한 유 교무는 “소태산 대종사의 본의(시대화·생활화·대중화)를 생각하고 왜 번역하는가에 대한 목적을 잃지 말자. 현지인들의 보이스(목소리)가 많이 실려야 하고, 지자본위의 정신으로 여유를 가지고 번역해야 한다”는 소견을 전했다.

허석 교무는 “교서정역위원회의 각종 회의록과 기록물은 현재 정역본의 본의를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일 뿐만 아니라 학술적으로 논의돼야 할 중요한 자료”임을 말하며 “수집·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어교전(2006)과 영어전서(2016)가 나온 후 수년이 흘렀으니) 미국 현지의 반응과 제기된 문제들을 수합하고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허 교무는 “미국 현지인들의 의견이 번역에 반영돼야 하지만, 번역의 특성상 본래 언어에서 어떻게 쓰였는지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 “특히 경전의 참뜻을 분명하게 깨닫는 큰 공부가 필요하다”며 정역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15~20년) 마련을 부언했다.

이날 전체토론에서는 “영어 정역본을 원칙으로 삼고, 미국총부 각 교당에서 사용하는 해설서나 주석서를 (현지에서) 통일해서 사용해야 한다”, “번역에 대한 문제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어떻게 수합할 것인가 하는 의견수렴의 문제다. 해외 현지의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을 수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도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교화포럼에서는 질의문답으로 진행된 백낙청 교수(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와의 대화가 주목됐다. ‘원불교 교서 영역(英譯)에 참여한 경험과 이후의 성찰’을 주제로 특강(본지 2138호)을 진행한 바 있는 백 교수는 향후 시대의 흐름에 따른 교서 번역에 대한 의견 등 해외 교무들과 진중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포럼은 국제교화사업회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2023년 10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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