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원 기자
이여원 기자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전국을 망라한 취재와 기사작성, 지면 편집으로 하루를 쪼개 사용하는 신문사지만, 매일 아침 직원들은 입정, 독경, 설명기도, 법문 봉독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어김없는 아침공사 시간, 마음 합한 설명기도는 ‘세상을 위한 절실한 기도’가 된다. 

절실하다. 사전적으로는 ‘느낌이나 생각이 뼈저리게 강렬한 상태에 있다’, ‘매우 시급하고 긴요한 상태에 있다’는 뜻이다. 사전적 의미에 더해 ‘절실하다’는 것은 ‘사심이 없다’는 것과 다르지 않음을 지도받는다. 이날 공사 이후, 마음 안에 새겨진 스스로를 향한 질문이 있었다. “나는 얼마나 ‘절실한’ 공부를 하고 있는가.”

생각해보면, 발길 닿는 취재 현장 곳곳이 ‘절실한’신앙수행으로 일궈낸 교화터 아니던가. 경기도 오지 가로등도 들어오지 않던 그 시절, ‘정말 못살겠다’싶었다던 부임지를 지역을 대표하는 노인복지시설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간고한 생활을 견디며 오로지 소태산 대종사 향한 신심으로 교당 봉불을 이뤄내기까지, 낯설고 물설은 해외에서 ‘피눈물 나게 어려운’ 교화에 매진하며 세계 속 원불교를 알리기까지, 그 염원이 얼마나 ‘뼈저리게’ 절실했을까.           

재가교도들의 기도 정진은 또 얼마나 ‘절실’한가. 인생 굴곡 고비마다 감사생활로 녹여내며 속 깊은 수행으로 자신을 단련하는 기도, 천일 릴레이 기도를 성실하게 이어가며 교단 4대의 주인공이 되기를 서원하는 기도, 기후위기와 자연재해로 인한 지구촌의 아픔을 참회하며 천지보은행을 다짐하는 기도, 세계 곳곳의 전쟁으로 인한 참혹한 현장을 외면하지 않는 해원과 상생의 기도, 그 천번 만번의 ‘절실한 기도’가 각처에서 이어지고 있다.

절실한 구도의 정성. 소태산 대종사는 혹은 비가 오고 눈이 와도 하루도 빠짐없이 5년 간을 삼밭재에 올라 기도 정성을 다하였고, 6년 간 스승을 찾기 위한 일천 정성을 들였다. 밤을 낮 삼아 치열하게 구도하다, 한 발자국 더 내디딜 곳 없는 자리에서 대각을 이룬 소태산 대종사의 그 ‘절실한’ 구도심을 아로새긴다. 

나에게 있어 절실함은 무엇일까. 천만사에 앞서 절실하게 구하는 것이 있는가. 주세불인 소태산 대종사의 법을 담을 내 그릇을 얼마나 절실하게 바루고 있는가. 약하고 얇은 마음을 토닥인다. 그리고 다시, 새긴다. 사심 없는 ‘절실한’ 마음을.

[2023년 11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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