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별 교도
이한별 교도

[원불교신문=이한별 교도] 10월 21일 토요일, 나의 첫 신성회 날이 다가왔다. 사실 신청할 때부터 떨렸었다. ‘신성회’라는 이름이 첫인상부터 약간 딱딱한 분위기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청할 때는 좀 무서운 마음이 들었지만 ‘원불교’를 더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두려움을 이겨내며 신성회 훈련 장소인 영산선학대학교로 향했다. 

도착 후 배정된 단을 확인해 보니 우리 단에는 원광여고 학생이 나밖에 없었다. 낯선 기분으로 나는 아무 말 없이 내 이름이 적힌 방석을 찾아가 앉았다. 대각전에서 결제식을 하고 첫 단모임을 가졌을 때는 서먹함만 감돌 뿐이었다. 진짜 숨이 막히도록 어색했다. 학교 선배들과 교무님은 단원들끼리 친해져야 한다고 응원을 해줬지만, 주제 강의 전까지 말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다행히 주제 강의를 원광여고 김수현 교무님이 진행해주신 덕분에 주제 강의 때 미션을 수행하면서 단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후 생각을 모으는 활동을 하면서 단원들과 친해진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점점 단에서 변화가 생겼다. 

저녁을 먹기 전, 각 단끼리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우리 4단의 코스는 노루목 대각터-탄생가-구간도실-정관평-영모전 순이었다. 5월 종교문화 탐방으로 영산성지를 방문했을 때 다른 네 곳은 가봤었는데, 영모전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번 기회로 영모전을 찾아가 교무님의 설명도 듣고 같이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중앙봉에 올라 밤하늘을 보니 
모든 생각이 비워지고
나의 원래 마음으로
돌아오는 기분이 느껴졌다.

저녁 식사 후에는 중앙봉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비가 와서 미끄러운 관계로 중앙봉을 가기로 한 것이었는데 다행히 우리가 올라갈 때는 그리 미끄럽지 않았다. ‘여기서 미끄러지면 뒤에 따라오고 있는 단원들도 같이 다친다’고 생각하며 죽기 살기로 올라갔다.
힘들게 중앙봉에 올라 밤하늘을 보니 고생이 눈 녹듯 사라질 만큼 별이 너무 잘 보였다. ‘별을 수놓는다’는 표현이 이거구나. 천체 관측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최고의 경험이었다.

몇몇 단원들은 떨어지는 별똥별을 목격하기도 했다. 별을 볼 때면 모든 생각이 비워지고 나의 원래 마음으로 돌아오는 기분이 느껴졌다. 

산에서 내려갈 때도 굉장히 미끄러웠다. 조심히 나 자신을 믿고 노루목 대각터로 내려왔을 때 굉장히 뿌듯했다. 단 모임 때 썼었던 서원문이 붙은 촛불을 들고 영주, 일원상서원문, 심고가, 염불을 통해 나의 서원이 이뤄지게 해달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렸다. 

하루가 끝나갈 무렵에는 예비교무님들이 준비한 토크쇼가 있었다. 그 프로그램 덕분에 힘들었던 하루를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단원들과 많이 친해진 첫째 날이었다. 
다음 날 준비된 마지막 단 모임과 레크리에이션 덕분에 다른 단 단원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다. 

이번 신성회는 친구, 선후배끼리 우정을 쌓은 것뿐만 아니라 이틀 동안 마음공부를 제대로 한 것 같아 뿌듯했다. 우리를 이틀 동안 보살펴주고 지도해 준 지도교무님과 예비교무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원광여자고등학교

[2023년 11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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