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너 자신을 알라”고 역설한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이 몇세기를 거쳐 MZ세대에게 통하고 있다. MBTI부터 시작된 MZ세대의 ‘나 자신을 알라’고 노력하는 활동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중 MBTI를 넘어 MZ세대의 자기탐구영역 새 공부법으로 급부상한 것이 있다. 바로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기록부)다. 

2003년 이후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은 정부24에서 간편인증만 하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최소 12명의 선생님들이 쓴 생활기록부를 열람할 수 있다. 이에 최근 SNS에는 생활기록부 인증과 공유 게시물이 계속 올라오는 중이다. 올해 정부24를 사용해 발급한 건 수만 해도 148만 877건(2023.9월 기준)에 이른다. 

그 안에는 수상 내역부터 평소 학교생활 태도까지 흐릿했던 학창시절에 대한 기억이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중 특히 주목받는 것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항목이다. 학생기록부를 인증한 이들은 “MBTI보다(나에 대해) 정확하다” 혹은 “학창시절에 나는 저런사람이었구나”라고 반응한다. 
 

그렇다면 MZ세대는 왜 지난 학창시절에 대한 기록에 주목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MZ세대는 ‘자신’을 잘 모른다. 하지만 생활기록부를 통해 선생님이 남겨놓은 인사 잘하기, 솔선수범 등 현재는 인정받지 못하는 소소한 장점을 떠올리게 되고 ‘맞아 난 이런 사람이었지’하며 자존감 및 자신감을 회복한다”고 분석한다.

원불교에는 문답감정이 있다. 〈대종경〉에도 주로 소태산 대종사와 제자의 문답내용이 나오는데, 대체로 스승으로부터 성숙한 행동을 배우고 내 행동에 대한 확신을 얻는 모습이 담겨있다. 

어쩌면 〈원불교교전〉은 후진들에게 영원히 남아 이어질 생활기록부가 아닐까. 우리는 매주 교당 등의 각종 교화현장에서 문답감정을 통해 자기탐구를 하고 있다. 훗날 어떤 내용이 담긴 생활기록부를 확인하게 될까.

[2023년 11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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