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소장
이준원 소장

[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나무는 순풍에도 태풍에도 무덤덤하다. 무성한 나뭇잎이 바람에 떨어져도 아쉬움이 없다. 한겨울 내내 생명의 기운을 뿌리에 품는 인고의 기다림! 약동하는 봄, 나무만의 언어를 꽃잎에 향기 담아 말하기 시작한다. 생명의 갈구, 생명의 절규, 생명의 아우성, 생명의 영원성이다. 우리들 인간은 하늘에 뿌리 박은 물구나무다.

언제부터인가 재단, 교단, 회상을 따로 보기 시작했다. 재단은 사회공헌 등 일정한 목적을 위해 바쳐진 재산의 집단이다. 학교, 종교, 사회복지기관 등 비영리 법인에만 재단이 있다. 개인 소유가 아니다. 재단은 교단의 물적 토대다. 공도를 위해 설립된 재단인만큼 ‘투명경영, 윤리경영, 정도경영’을 기업보다 더 잘해야 한다. 빙공영사(憑公營私)하면 사회적 비난과 법적 제재를 받게 된다.

교단은 출가와 재가의 신앙·수행 공동체다. 출가재가 동일가(出家在家 同一家), ‘출가재가 권리동등’이다. 상호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교단의 존재 목적인 ‘개교의 동기’를 실현하기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 교당-지구-교구-총부는 유기적인 신체와도 같다. 

1970년대 연원교당을 중심으로 교당이 늘어갔던 ‘현장교화의 역사’를 되살리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교도 4종의무도 시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부담을 주면 안 된다. ‘교화는 감동과 감화’다. 

회상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종교가 달라도 ‘소통과 협력’이 잘 될 수 있고, 종교가 같아도 갈등과 분열한다. 서로의 관점과 가치관, 이해관계 차이는 일원주의, 삼동윤리 속에서 하나로 용해돼야 한다.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면서도 일상생활 속에 뿌리박아야 한다. 청년 소태산의 정신이 살아있는 일원회상이 돼야 한다. 회룡고조(回龍顧祖), 무궁불멸의 회상이다. 

일원상의 상(相)은 방편으로 그린 것, 둥근 경계선은 본래 없다. 범부의 본성(本性)은 성인의 심인(心印)과 하나이고, 성인의 심인은 우주의 본원(本源)에 합한다. 기업에서 세일즈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지만, 마케팅은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과학이자 예술이다. 조직으로서의 교단은 기업 경영에서 배울 점을 수용해야 한다. 

회상은 일원의 진리에 뿌리박은 불멸의 생명나무다. 태풍에 교단의 가지가 부러지고, 재단의 밑동까지 뒤흔들려도, 일원회상의 뿌리는 내성이 더 강화된다. 내성의 원천은 신앙과 생각이 다른 세상에 흐르지 않는 ‘특신(特信)의 마음’이다. 교단 4대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특신 교도의 ‘금강결사체 활성화’다. 일원회상의 영겁주인은 누구인가?

/솔로몬연구소

[2023년 11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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