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 교무
김성현 교무

[원불교신문=김성현 교무] 교무의 마음을 가장 움직이는 것은 무엇일까? 농담으로 신규 교무들 사이에서는 ‘용금’이라는 말을 한다. 힘들고 지치는 순간에도 용금이 통장에 들어오는 순간 마음이 치료(?)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나도 용금에 많이 혹했지만, 2년 차인 지금은 많이 무뎌졌다. 우리는 애초 그렇게 큰돈을 받는 사람들이 아니기도 하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교화자로서 내 마음에 가장 큰 울림을 주었던 것은 교화 대상들이 주는 감동이었다. 내가 전파한 소태산 대종사님의 법을 실제로 생활 속에 사용해보고, 신앙과 수행을 통해 삶이 변하고, 이를 통해 더욱 열심히 감사생활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보람이 있다. 

안암교당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청년 수행법회를 본다. 수행법회 날에는 다들 의자가 아니라 바닥에 편한 바지를 입고 앉는다. 식순으로는 염불 10분, 단전주선 10분, 질의응답 10분의 사이클을 2번 정도 진행하며, 때에 따라 위파사나와 같은 다른 명상 프로그램을 섞어 진행하기도 한다. 1년째 수행법회를 꾸준히 진행했더니 수행에 재미를 느끼고 수행법회 때뿐만이 아니라 평소 생활하는 중에도 좌선을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법회 질의응답 시간에만 질문을 하던 사람들이 따로 찾아와 개인 문답을 하기도 한다.
 

소태산 대종사님의 법으로
‘일단 실천’하면 삶이 바뀐다.
체험한 사람은 안 할 수 없다.

이들은 좌선을 하고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전한다. 평소 한 번에 욱해서 바로 화낼 것을 마음을 멈추고 참으면서 ‘아, 이게 수양의 힘이라는 건가?’를 생각했다는 사람,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이 좋아서 매일 하고 있다는 사람, 선의 진경을 체험했다는 사람 등이다. 또 평소에 법회 때 아무 말이 없어 잘하고 있는지 몰랐던 어떤 사람은 어느 날 “수행법회 때 가르쳐주신 좌선이 좋아서 2~3일에 한 번은 꾸준히 계속 집에서도 좌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험을 준비 중인데 좌선을 하고서부터 머리 아프고 집중을 못 하던 게 해소돼 매일매일 한다는 사람도 있다. 한 번 삶 속에서 좌선의 공덕을 체험했던 사람들에게 한 달에 한 번의 수행법회는 ‘점검’하고 ‘함께’하는 시간이고, 실제로는 집과 삶의 터전에서 꾸준히 수행하는 데서 힘을 얻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님의 법이 아직 낯설고 어려운 사람들도 ‘일단 실천’하면 삶이 바뀐다. 그리고 그 체험을 한 사람은 안 할 수 없게 된다. 내가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 가르쳐준 것이 아니다. 그저 법을 전달했을 뿐이다. 그래서 전무출신을 ‘전법사도’라고 부르는 것 같다.

교무를 하다 보면 수많은 어려움을 만난다. 재정이 어려운 교당에서 오는 금전적 궁벽함이 있을 수도 있고, 함께 지내는 교무님과의 관계가 어려울 수도 있고, 건강이 따라주지 않아 힘들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올 하반기에 여러모로 건강이 좋지 않아 몸과 마음 두 방면에서 모두 괴로웠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 속에서 멈추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묵묵히 응원해주고 지원해준 주임교무님과 더불어 내가 교화했던 사람들이 주는 에너지 덕분이었다. 

내가 누군가의 삶에 소태산 대종사님의 가르침으로 전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때 찾아오는 보람, 교무는 그것을 힘으로 삼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안암교당

[2023년 11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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