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 교도
최민수 교도

[원불교신문=최민수 교도] 지난 달, 대학교 2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전원회(전북대 원불교 학생회) MT로 서울 성지 투어를 다녀왔다. 서울로 떠난 성지 투어는 종교 동아리적인 색채를 줄이고, 평소에 쉽게 경험해 보지 못하는 활동을 하며 동아리 회원들끼리 친해지는 계기가 되도록 진행했다.

사실 1학기와 2학기 매주 진행하는 전원회 법회 이외에도 MT나 다른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따로 있다. 60년 넘는, 긴 역사가 있는 원불교 대학생 동아리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약 2년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던 시간을 지나면서 사실상 활동이 멈췄던 상태였다. 담당 교무님인 한영훈 교무님과 함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올해 활동을 계획했다. 

소소한 목표로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며 찾아왔고, 그중에는 기존에 원불교에 대해서 몰랐지만 전원회를 통해 교당으로 청년법회를 보러가는 학생들도 생겼다. 물론 전원회에 소속된 모두가 매주 전원회 법회에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축제 기간이나 시험 기간에도 시간을 내서 찾아와 주는 교우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잘 나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보였던 명상과 마음공부,
원불교에 부담없이
다가올 수 있는 계기.

올해 전원회 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처음에는 부담도 느끼고 걱정도 됐다. 가장 큰 주제는 대학생들을 포함한 최근의 젊은 세대의 종교에 대한 생각 변화였다. 최근 몇 년간 종교에 대한 좋지 못한 뉴스들도 많이 접하고, 종교적 믿음을 얻기보다는 눈 앞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들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원불교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약간의 침체기를 겪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적인 예로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이라고 말하는 기독교도 전북대 내 동아리 수가 몇 년 만에 반 가까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기에 그보다 더 낯선 원불교라는 종교에 청년들이 거부감 없이 다가올 수 있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됐다. 

문득 낯설다는 것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낯설다’는 ‘고정관념이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종교’ 자체에 고정관념은 있을 수 있으나 ‘원불교’라는 종교에 대해서는 고정관념이 없기 때문에 도화지에 그림 그리듯 긍정적인 요소를 쉽게 전할 수 있다. 동아리 홍보기간 동안 전원회 부스에 찾아온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보였던 요소는 명상, 마음공부와 같이 종교적 색채가 강하지 않은 가벼운 것들이었다. 원불교는 다른 종교들에 비해 특정 신을 믿는다거나 기도만 하는 것으로 공부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마음에 대해 ‘내가 어떤 마음을 갖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가 주된 공부 내용이다. 이런 부분이 대학생들이나 직장인들에게도 부담 없이 원불교에 다가올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종교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부정적인 사람들도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여긴다. 마음공부를 같이 하다 보면 자연스레 원불교에 관심을 갖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전북대원불교학생회장

[2023년 11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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