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정태현 교도회장] 재단법인 세계봉공재단은 지난 3월 현지 조사 및 긴급 지원 구호 활동을 마쳤다. 그동안 우리는 튀르키예 한인연합회를 2차 사업 파트너로 선정해 컨테이너 마을구축 사업인 ‘한국마을’ 건립을 협의하고 70개의 컨테이너 가옥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우리의 튀르키예 방문 목적은 튀르키예 2차 사업으로 추진된 한인마을 건설지역 이재민들에게 서울봉공회와 세계봉공재단에서 준비한 생활용품을 전달(562가구)하고 지진피해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구호사업 시작 전 지원계획을 수립할 때 협의했던 튀르키예 한인회, 이스켄데룬시장, 이스탄불 총영사도 만나 사업 결과 및 대책을 논의했다.

나는 10월 4~10일 교무님들과 튀르키예 방문을 통해 원불교에서 추진하는 해외 봉공지원사업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며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진이 일어나 성금을 모금하고 전달 및 지원 방법은 현지를 방문해 기관과 협의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이번 방문을 통해 지원한 컨테이너 시설을 확인하면서 그들에게 시급하게 필요한 생활용품을 전달하고 지진 참상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치유해 주는 만남은 원불교인으로서 자랑스러웠다. 

대부분의 구호단체는 성금 전달이나 일회성 지원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안도(만족)하고 있지만, 우리는 임시주택을 제공하고 생활용품을 전달하면서 희망차게 살도록 염원하고 새 삶에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만남을 통해 봉공의 의미가 배가 됐다고 생각한다.
 

은혜와 봉공 정신으로 
나눔 실천하는
문화로 거듭날 때 
강한 생명력을 지니게 돼.

수천채의 임시주택 중 우리가 참여한 한국마을 562세대를 위한 한국문화센터는 기독교 단체의 후원으로 지어지고 있는데, 그곳에 원광학원(원광대, 원광보건대)에서 해외 한국어학당 운영 경험과 운영 프로그램을 우선 제공한다. 이렇듯 해외봉사활동(볼런티어)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글교육과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심리치료 등 교육 강사로 참여하고, 이스탄불대학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우리 교법을 알리고 전할 기회를 찾는다면 정산종사께서 무본편에 말씀하신 구호사업과 제도사업의 양면을 쌍전해 갈 수 있다고 사료된다.

그동안 편안한 일상에서 안일하게 살아왔던 내가 세계봉공재단 일원으로서 미력하나마 힘을 모을 수 있어 뿌듯했다. 동시에 좀 더 적극적으로 봉공작업에 참여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한편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이스탄불에 교당을 설립하는 꿈을 그려 본다.

문화적 가치가 강조되는 오늘날에는 종교의 가르침도 마음공부와 함께 은혜와 봉공 정신으로 사회에 나눔을 실천하는 문화로 거듭날 때 강한 생명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세계봉공재단이 교단 내 해외에서 봉공사업을 하는 원불교 기관과 단체의 플랫폼 역할을 하며 평등하고 원만한 세계를 이룩하는 데 먼저 앞장서야 한다.

이번 튀르키예 방문은 우리 원불교인 모두가 은혜에 감사 보은하고 나누는 삶의 모습이었다.

/세계봉공재단 이사, 잠실교당

[2023년 11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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