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청소년교화가)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많이 늦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11월 4일 중앙교의회가 열린 반백년기념관. 60대 전후의 세대들이 발언을 이어가는 마무리 쯤, 낭랑한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박인수 원불교청년회장이 주인공. 그는 이 자리에서 “혁신안과 교단 4대 설계안이 아무리 좋고 멋져도 그 세상을 이끌어 가고 누릴 세대가 없다면 무슨 소용이겠냐”고 물었다. 그리고 “청(소)년 교화를 위한 구조적 변화가 시급하다. 애들이 달라지고 이상해 진 게 아니라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변했다”면서 “4대 1회 만이라도, 아니면 짧은 시간 1년 만이라도 교단과 모든 교당이 청(소)년 교화를 위해서 고민하고 힘을 합해달라”고 호소했다.

청(소)년 교화는 교단이 지난 30여 년 간 풀지 못한 숙원사업이다. 한국사회가 입시와 취업 위주의 경쟁사회로 치달으면서 청(소)년 교화는 침체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이는 핑계가 되기도 했다. 당장 교화에 있어 가시적 성과가 잘 나지 않는 것도 원인이지만, 열악한 교당 경제상황에서 선뜻 힘을 합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교단은 오래 전부터 교화훈련부 산하에 청소년국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청소년교화에 나름대로 공을 들였다. 하지만 이 역시 자세히 살펴보면 교단 정책에서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다. 

더 큰 문제는, 교단이 청소년들을 어디에도 끼워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교단의 미래’라는 구호는 쟁쟁하지만 정작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거나, 스스로 정책에 참여해 교단 미래를 설계하는 기회는 거의 찾기 어렵다. 즉, 청소년 정책을 설계하는 것은 사오십대들이고, 이것의 결정은 자식 세대와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오육십대들의 몫이 되어온 것이다. 청소년 없는 청소년 정책은 구조적 모순과 오류에 빠지기 십상이다. 더구나 그들이 보수적인 종교인들로부터 단지 ‘가르쳐야 할 미성숙한 대상’으로 치부되지 않았는지를 살펴야 할 것 같다.

비단, 청소년교화 문제는 지금 우리 원불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웃 종교들 역시 청소년 종교 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대학생 포교를 위해 전 교단이 발 벗고 나섰다. 또 총무원장이 청년 대학생과 직접 소통하는 토크콘서트를 여는 등의 소통의 시간을 갖는 것을 눈여겨볼만 하다. 우리 교단도 더 이상은 청소년교화에 있어 물러설 길이 없다. 기성세대 교화에 한계가 나타나고, 더구나 예비성직자의 급격한 감소가 위기감을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올해 초부터 시작한 예비교무와 대학생․청년 및 비교도 청년들이 다수 참여한 청년마음훈련은 또 하나의 좋은 시금석이다.

이제, 당분간, 심각한 교화침체를 겪는다 하더라도, 내년부터 시작될 교단 4대는 ‘청(소)년 교화에 전력’하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2023년 11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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