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우리나라 불면증 환자는 통계에 따라 10퍼센트에서 30퍼센트까지 이른다고 한다. 생각보다 높은 비율이다. 불면증을 병으로 보는 기준에 따라 비율은 조금씩 달라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불면증 진단에 세계 공통으로 쓰는 설문지가 있다. 여기서 기준 점수를 넘어 불면증으로 진단되는 사람이 10퍼센트 정도라면, 점수가 아주 높지는 않지만 수면에 불편을 겪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대략 30퍼센트까지 될 것이다. 불면증은 잘 치료되지 않는다. 그래서 치료를 포기하고 그냥 사는 사람이 많다. 정신과에서 주는 수면유도제를 먹으며 견디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양약은 그때뿐이다. 임시로 잠들게 할 뿐, 불면 ‘치료제’는 아니다.

그러나 불면증도 다른 만성병과 마찬가지로 치료할 수 있다. 모든 만성병은 몸 안의 원인을 찾으면 치료가 된다. 그 원인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내 안에 있는 나만의 불면의 원인을 의사와 환자가 머리를 맞대고 찾아야 한다.

먼저 마음의 문제인 경우가 있다. 보통 사람도 걱정이 많으면 잠이 안온다. 신경 쓸 일이 많아도 잠이 안온다. 시험 전 날 긴장을 한다거나, 혹은 너무 화가 나도 잠이 오지 않는다.

이렇게 다양한 감정 상태와 다양한 스트레스에 따라 잠이 안 오는 걸 보면, 그런 감정이나 스트레스에 늘 빠져있는 사람은 매일 밤 잠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늘 걱정이 많거나 긴장하고 사는 사람은 그 마음의 문제를 해결해야 불면이 치료된다. 마음의 문제는 그 분야의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한다. 이에 더해 스스로 마음공부도 해야 한다.

두 번째는 마음과는 별 관계없이 몸에 문제 때문에 잠이 안 오는 경우다. 몸은 마음의 집이라, 몸이 불편하면 마음이 편히 쉴 수 없다. 이때는 몸의 문제를 해결해야 불면이 치료된다. 수면의 질은 뇌파로 측정하는데 불면의 상태는 뇌에 나타난다. 하지만 불면의 치료는 뇌를 치료하는 데 있지 않다. 뇌를 불편하게 만드는 마음과 몸의 문제를 찾는 것이 불면 치료의 출발이다.

/김종열한의원장,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3년 11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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