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넘은 원로교무들의 건재한 모습 자랑
김치 1,500포기 담가, 인근 기관에도 전달

원불교 중앙여자원로수도원(이하 중앙수도원)이 아침부터 분주하다.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본격 월동준비가 시작됐고, 오늘은 김장작업이 마무리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11월 23일 중앙수도원 앞마당에서 펼쳐진 김장작업에는 100여 명의 원로교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우리가 먹을 김치인데, 우리가 직접 해야지”라며 평균 여든살 넘은 고령들인데도 아직 건재함을 과시한다. 중앙수도원 원로교무들은 항상 ‘자립심 있는 전무출신’의 모습을 강조하면서, “중앙수도원은 수도원의 종가라는 자부심이 있는 곳이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자력 생활로 해결하자는 공부심이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사흘 동안의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원로교무들이 준비한 김장김치가 한 통씩 냉장창고로 옮겨진다. 무려 1,500여 포기를 담갔고, 중앙총부와 상사원 등 인근 기관에도 몇 포기씩 선물을 보냈다. 중앙수도원 교무의 안내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작업을 마친 원로교무들은 작업 도구와 마무리 청소까지 모두 끝내고서야 자리에 앉아 한숨 돌린다.

중앙수도원 원로들의 자력 생활은 사계절을 따라 눈에 띄는 광경들이 있다. 봄에는 화단의 봄꽃이 잘 자라도록 가꾸기도 하고, 여름이면 늘 마당과 화단의 풀을 손수 뽑기도 하는 것이다. 항상 수도원 주변을 살피는 원로교무가 있고, 김장 같은 큰일에는 모두가 힘을 모은다.

황영규 원로교무(중앙수도원 상임위원회장)는 “원로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맡기고 살지 않는다. 수도원 내에 자치회와 상임위원회 등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함께 협력한다. 또한 교단 내에 대소사가 있을 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헌공희사도 한다. 올해만    5천여 만원이 수도원 원로교무들의 합력으로 크고 작은 교단 사업에 쓰여졌다”고 했다. 

또 정수덕 원로교무는 “수도원 내 원로들도 교화단을 통해 소통하고, 서로 문답도 한다. 항상 공심과 공부심의 전무출신으로 정양 생활을 한다”며 중앙수도원 원로교무들의 생활을 소개했다.

[2023년 11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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