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대재, 추원보본·감사·보은 다짐하며 1년 결산
‘인류사회 발전·화합을 추구하는 예법’ 실현해야

[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한 해를 무사히 보낸 감사·보은의 명절대재가 12월 1일 원불교 중앙총부를 비롯해 각 교구와 교당에서 거행됐다. 올해 명절대재에서는 육일대재 이후 법보에 오른 277위를 포함, 총 22,611위의 묘위를 모셨다. 본좌는 11,208위이고, 별좌는 11,403위다. 故 예타원 전이창·아타원 전팔근 원정사가 종사위에 모셔졌고, 대중은 큰 스승과의 이별을 다시 추모하며 선진들의 뜻을 이어가자고 다짐했다. 

전산종법사는 소태산 대종사 전 고축문을 통해 “재가출가 전 교도가 올 한해도 제생의세 성업에 정성을 다했다”며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한 교화 방법 모색, 미국총부의 제도적 안정화 추구, 라오스 삼동백천기술직업학교의 대학 승격, 국내 대전 산불·집중호우 피해지역과 해외 튀르키예·모로코 대지진, 리비아 홍수 등에 무아봉공의 정신으로 보은활동을 전개했다”고 고축했다. 

명절대재는 소태산 대종사 여래위와 역대 선령열위에 대한 추원보본의 정신을 새기고, 그 위업을 이어나가자고 다짐한다. 동시에 전 세계 원불교 교도들의 1년을 결산하고, 한 해를 무사히 보낸 것에 대한 감사와 보은을 실천·다짐하는 연말 예법이다.

이는 원불교만의 특별한 예법 중 하나로, 지금으로부터 97년 전 시작된다. 소태산 대종사가 한국 사회의 예법이 생활의 구속과 경제적 허비를 일으켜 사회 발전에 장해가 있음을 개탄하며 원기11년(1926) 발표한 신정의례(新定儀禮)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당시 소태산 대종사가 발표한 신정의례는 5가지(출생·성년·혼인·상장·제사)의 새로운 예법이다. 여기에는 예법의 근본정신인 ‘공경·겸양·무계교’의 정신을 살리는 한편, 허례허식을 폐지해 생활의 편리함과 인류사회 발전, 인간 상호간 화합을 일으키자는 의미도 담겨있다. 이때 함께 제정된 ‘4기념예법’이 오늘날 4축 2재의 원형이다. 내용으로는 창립기념일과 교도의 생일을 공동기념하는 ‘공동생일기념’, 과거의 많은 명절을 교당에서 합동으로 기념하는 ‘명절기념’, 교도의 부모 이상 선대의 모든 제사를 한날에 공동으로 기념하는 ‘공동선조기념’, 새해를 함께 기념하는 ‘환세기념’ 등 네 가지다. 이것이 오늘날 대각개교절(공동생일기념), 명절대재(명절기념), 육일대재(공동선조기념), 신정절(환세기념)로 자리 잡았다. 

육일·명절 두 대재를 거행할 때는 불단에 각 등위별 위패를 진설하는데, 입묘인들은 교도의 공부와 사업의 평가기준이 되는 ‘원성적’에 바탕해 해당 위패에 모셔진다. 

두 대재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육일대재의 경우 소태산 대종사의 열반기념일과 역대 선령열위의 추모가 주가 된다는 점이다. 또 육일대재는 그 날짜를 당기거나 미뤄 지낼 수 없지만, 명절대재는 가까운 날에 교당별로 의식을 거행할 수 있고 감사공연과 나눔 행사 등 은혜를 전하는 식순도 추가가 가능하다.

오늘날 원불교는 대재를 앞두고 이전 대재에 입묘되지 않은 입묘 대상자들을 포함해 중앙총부 영모전에서 입묘봉고식을 올린다. 이에 대해 이정일 교무(교화훈련부 차장)은 “이는 봉고의 의미로 진리전과 영전에 ‘선진들의 위업에 감사하며, 계속 추원보본의 정성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선포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2023년 12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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