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2020년 대한민국 청년세대 변화 上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우리 교당에 새로운 청년이 왔다면, 일단 그는 귀하고 희소한 사람이다. 20년 전에는 대한민국 청년(19~34세)이 10명 중 3명(28%)이었지만, 지금은 2명(20.4%)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그는 아마 결혼하지 않았을 것(81.5%)이며, 부모와 같이 살거나(55.3%) 혼자 살고(20.1%), 더러는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29.5%)하고 있다. 결혼이나 경제적 독립을 이루지 못한,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미완’인 대한민국 청년들의 삶. 그렇다면 원불교 청년교화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지난 20년간, 대한민국 청년들은 더 외롭고 팍팍해졌다. 2000~2020년 조사 결과, 청년인구는 빠르게 줄었고, 미혼율, 1인가구 비중, 부모 동거 비율은 크게 늘어났다. 이는 통계청이 11월 27일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2000~2020 우리나라 청년세대 변화’에서 드러난 결과다.
 

2000~2020년 미혼율, 1인가구, 부모와 동거 비율 높아져
10명 중 3명은 부모로부터 도움 받아, 53.8%는 수도권 거주
경제고통지수, 재무불건전성, 부채비율 전 연령 중 최고치

청년인구, 30년 뒤엔 10명 중 1명뿐 
먼저, 청년층 인구 비중은 크게 감소했다. 20년 전 청년세대는 전 연령 중 28%(1288만3천명)이었으나, 2020년에는 20.4%(1021만3천명)로 8%p나 줄었다. 청년세대 감소 속도는 가팔라져서,  2050년엔 전체 인구의 11%(521만3천명)로 쪼그라든다.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청년들이 전설의 동물 ‘유니콘’ 수준이 된다는 표현도 무리가 아니다.

청년들은 결혼도 하지 않는다. 미혼율은 20년 전 54.5%에서 2020년 81.5%로 크게 뛰었다. 20년 전에는 19~34세의 절반이 결혼했다면, 이제는 10명 중 8명이 결혼하지 않는다. 특히 결혼적령기로 평가되는 30~34세의 미혼 비율은 무려 56.3%로, 20년 전 18.7%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결혼하지 않는 청년들은 여전히 부모와 살거나 혼자 산다. 부모와 같이 사는 청년들은 2020년 기준 55.3%(532만1천명)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물론 대학생 연령(19~24세)이 45.7%로 가장 많이 부모와 같이 살지만, 25~29세(35%)와 30~34세(19.4%) 비율도 낮지 않다. 1인 가구 비율도 가파르게 뛰었다. 2000년 6.6%가 20년만에 20.1%로 증가했는데, 이는 2020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19~34세의 5명 중 1명이 혼자 살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청년들의 독립에 관한 항목이었다. 청년세대의 65.2%는 본인의 직업(배우자 포함)을 통해 생활비를 충당한다. 하지만 여전히 부모의 도움을 받는 비율도 10명 중 3명(29.5%)에 이른다. 특히 상대적으로 취업자 비율이 높은 1인가구나 대학 졸업․수료․중퇴자 중에서도 부모의 지원을 받는 비율은 각각 20.5%, 17.7%로 낮지 않았다. 통계청은 이를 “예전 같으면 경제적으로 독립했어야 할 시기에도 상당 부분 경제적으로 의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학, 군대, 노동시장에 구멍 생길 것
지난 20년간의 통계에서 미래의 사회를 그려볼 수 있다. 최슬기 교수(한국개발연구원)는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작동할 수 없는 부분, 예를 들어 대학 입학이나 군대 입대할 청년층이 없어질 것이고, 노동시장에서도 인력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학, 군대, 취업이라는 세계가 모두 무너진다는 의미다. 이에 인구학자 조영태 교수(서울대학교)는 “저출산 자체만 신경 쓸 일이 아니고, 청년 일자리와 이들이 살만한 주거환경을 만들어주는 등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빨리 준비해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모로 독립을 이루지 못한 청년들의 삶은 ‘미완’ 혹은 바둑용어 ‘미생’으로 표현되고, 내 집 마련, 결혼, 출산 등을 포기했다는 의미의 ‘n포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자신이 가장인 가정을 이루거나,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독립한 ‘어른’의 삶에 들어서는 시기가 점점 늦어지는 것이다. 이는 지금의 청년이 ‘건국 이래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이며, 장기불황 속 높은 집값, 질 낮은 일자리 등으로 과도한 경쟁에 내몰린 현실의 자연스러운 결과다. 

이 같은 청년들의 어려움은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경제 고통 지수’로도 알 수 있다. 2020년 결과에서 청년세대(15~29세)의 체감 경제 고통 지수는 25.1이었다. 이는 60~69세(16.1), 30세~39세(14.4), 50~59세(13.3), 40~49세(12.5)보다 월등히 높다. 또한 청년세대는 체감실업률(19.9%)도, 자산 대비 부채 비율(32.5%)도 전 연령대 중 가장 압도적으로 높다. 

청년교화는 20년간 얼마나 달라졌나
결혼하고 싶지만 혼자 살고, 독립하고 싶으나 의존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청년들.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20년 전 청년이었던 지금의 39~54세를 비롯해 그 어떤 세대도 겪어보지 못한 것이다. 경제 발전이나 좋은 일자리, 지하나 옥탑이 아닌 내 집, 두둑한 적금통장, 균형 잡힌 식사 등은 지금의 청년들에게 ‘유니콘’과도 같다.

청년들의 삶이 꾸준히 팍팍해진 20년 동안, 원불교 청년교화는 얼마나 어떻게 변해왔을까. 누구나 청년교화를 외치면서도, 정작 교화 전략이나 프로그램은 20년 전 이른바 ‘응답하라 시대’, ‘낭만의 시절’과 얼마나 달라졌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월세와 대출금과 언제 잘릴지 모르는 고용불안정, 외로움 등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우리는 어떻게 위로하고 있는가. 그러니 그나마 청년들이 모여있는 대학가나 군대, 기업이나 공장 인근의 교당에 인력과 재원을 과감히 배치하는 것이 먼저다. 전체 청년 중 53.8%가 서울․경기에 거주하며, 비수도권을 떠난 청년 중 77%가 수도권으로 이동했다는 점도 주목하자. 당연하게도, 청년교화는 청년이 모이는 곳에서 해야 한다. 문만 열어놓는다고 먼저 들어설 청년은 이제 대한민국에 없다. (다음 호에 계속)
 

[2023년 12월 6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