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하 교무
이도하 교무

[원불교신문=이도하 교무]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지금, 서울 소태산갤러리에서는 제7회 소태산영화제가 한창이다. 그동안 소태산영화제는 다큐를 중심으로 한 작은 독립영화제면서 다양한 장르도 넘나드는 복합 미디어 축제 모습을 지향해 왔다. 이와 함께 일반 영화제와 구분되는 몇 가지 특징도 있다. 

특징 하나는 ‘첨단영화제로서의 차별화’다. 소태산영화제는 첫 영화제 때부터 소태산갤러리와 완전하게 결합된 올해 영화제에 이르기까지 XR-메타버스로의 확장을 지속해 왔다. 지난해에는 교육특화 메타버스인 인게이지(Engage) XR에 확장된, 소태산갤러리에서 세계 최초의 ‘제대로 된’ 메타버스 영화제를 표방했다. 이에 올해는 또 다른 메타버스 공간인 스페이셜(Spatial)에서 가상과 현실이 중첩된 메타버스 축제가 풍성하다. 

첨단에 대한 지향과 함께 또 하나의 차별화는 지금 이 글을 통해 논의 중인 ‘통종교’다. 통종교는 탈종교와 만난다. 필자는 지난 글에서 종교계 전반이 우려하고 있는 탈종교화 현상 중 특히 한국에서 가속화되는 탈종교화의 특징에 대해 소개했다. 그리고 우려에도 불구하고 탈종교화 현상은 기존 종교의 도그마나 교단주의적 배타성에 대한 ‘개별 영성의 회복이라는 측면도 있다’고 썼다. 탈종교화 현상은 선용을 전제로 ‘개별 영성의 회복’이라는 측면이 있다면, 통종교화는 그대로 ‘집단 영성의 회복’이라는 명확한 목표와 장점이 있다는 견해다. 
 

이번 소태산영화제에서는 원불교의 국제교화와 세계종교인평화회의의 탄생을 이끌었던 아타원 전팔근 원정사의 ‘공심있는 공인’이 상영됐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원불교를 교화하겠다는 서원을 가지고 시작된 국제적인 활동은, 지금 KCRP(한국종교인평화회의), ACRP(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 WCRP(세계종교인평화회의)로 결실을 맺었다. 이에 더해 국가연합(UN·United Nation)과 쌍을 이루는 종교연합 (UR·United Religion) 운동으로 확장되고 있다. 

원불교만큼 통종교적 교리와 정체성을 가지고 국제적인 통종교 활동을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종교가 또 있을까. 

지난글 (2114호)에서 다뤘듯 한국인의 종교심성 역시 통종교적이라면, 한국문화와 원불교는 함께 공진화하며 메타버스-AI시대의 근본적 문제와 인류의 위기에 대한 해답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 통종교가 바로 K-종교(Religion)라 본다.

결복시대에는 국제교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모든 인류가 종교를 넘나들며 통종교적 은혜를 나누고 개별영성과 함께 집단영성을 회복하게 되기를, 4대를 목전에 둔 지금 즐겁게 상상하며 염원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023년 12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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