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학 교구장
황성학 교구장

[원불교신문=황성학 교무]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일찍이 ‘사오십년 결실이요, 사오백년 결복’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리고 원불교 교단은 이제 3대를 마무리하고 4대를 맞이하는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 이 순간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교단적으로 어떤 꿈을 꿔야 한다. 나는 ‘K-종교 원불교’를 꿈꿔 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소태산 대종사는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현실 속에 처해있던 원기13년(1928)에 “우리에게 큰 보물 하나가 있으니 그것은 금강산이다. 이 나라는 반드시 금강산으로 인하여 크게 드러날 것이요, 이 나라와 금강산과 그 주인은 다 같이 세계의 빛이 되리라”는 법문을 하셨다(<대종경> 전망품 6장). 또 “조선은 정신적 방면으로는 장차 세계 여러 나라 가운데 제일가는 지도국이 될 것이니, 지금 이 나라는 점진적으로 어변성룡(魚變成龍)이 되어가고 있나니라”(<대종경> 전망품 23장)라는 전망으로 우리 민족에게 큰 희망을 심어주셨다. 

과거로부터 많은 영적 능력자들은 미래에 대한 예언을 많이 했다. 소태산 대종사와 정산종사도 미래에 대한 전망을 많이 하셨다. 그러한 예언들이 종교적 믿음을 떠나 얼마나 신뢰성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은 없지 않았다. 그런데 최준식 교수(종교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세계 영적 능력자들을 객관적 지표에 의해 신뢰성을 평가한 결과, 소태산 대종사와 정산종사가 예언한 내용이 최고점을 받았다. 미국의 개신교 부흥사나 외계인이 했다는 예언은 최하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예언자들의 공통된 예언은 ‘한국이 앞으로 이 세계를 정신적으로 이끌고 간다’는 것이었다고 한다.(<서울신문> 2020.4.22) 

소태산 대종사는 일찍이 우리나라가 정신적으로는 도덕의 부모국이 된다고 하셨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시절은 말할 것도 없고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이 법문은 우리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법문으로 받아들여졌을 뿐, 이 말씀이 현실이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는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K-뷰티, K-드라마, K-뮤비 그리고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는 세계인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십여 년 안팎으로 일어난 현상들이다. 그렇다면 교단 4대를 맞이하는 멀지 않은 장래에 K-철학과 K-종교를 찾는 그날도 분명 오지 않을까라는 꿈을 꿔봄직하다.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명예교수(비교종교학자)의 글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있다. 그는 우리나라의 종교 중에 세계인들에게 내놓을 수 있는 종교 셋을 꼽으라면 천도교, 원불교, 성덕도를 꼽는다고 했다. 세 종교의 공통점은 첫째 한국의 자생 종교라는 점, 둘째 교리에 미신적 요소가 걸러진 점, 셋째 각 종교들의 심층에서 발견되는 긍정적 요소들을 품고 있다는 점, 넷째 과거 패러다임에 입각한 초자연적 존재를 찾거나 의지하지 않는 점이라고 밝히고 있다.(<원불교신문>, 원기108.7.5)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도 
<정전>만 있으면 여래가 될 수 있는
K-종교 원불교, 그날을 꿈꾼다면 
반드시 꿈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오 교수의 지적처럼 K-팝, K-드라마, K-뮤직 등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에 비교해서 K-철학이나 K-종교 등은 세계화에 미흡한 실정이다. 그러나 그 나라의 문화를 섭렵함에 있어 그 정점에는 철학과 종교가 있다. 그것을 이해해야 그 나라의 문화 전체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멀지 않은 장래에 반드시 세계인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세계의 영적 예언자들의 공통된 전망과 같이 한국은 세계의 정신적 부모국이 될 것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에서 자생한 종교인 천도교, 원불교, 성덕도 가운데 대표적 ‘K-종교는 원불교’라고 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나는 세 가지 측면에서 원불교가 K-종교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첫째, 이미 세계교화의 씨를 뿌리고 있다는 점이다. 원불교는 한국 자생종교로는 유일하게 일찍이 세계교화를 시작해 세계 25개국에서 교화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신앙 대상이 인격신앙이 아닌 진리불(법신불일원상)을 신앙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신불 일원상은 동서양의 모든 사상과 철학 예술뿐만 아니라 모든 신앙까지도 품을 수 있고 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여래를 양성하는 <정전(正典)>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원불교는 유일하게 교조께서 친제한 <정전>을 갖고 있는 종교이다. <정전>은 소태산 대종사께서 모든 인류를 여래로 만들기 위한 여래양성의 교본과도 같은 책이다. 요즘 각종 요리 레시피 덕분에 전 국민이 누구나 요리를 쉽게 할 수 있듯,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도 <정전>만 있으면 여래가 될 수 있다. 

소태산 대종사의 전망과 같이 세계는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경제에서 문화로, 이제 남은 것은 철학과 종교가 될 것이다. 교단 제4대를 맞이하는 우리가 금강과 같이 순실, 정중, 견고함으로써 금강의 주인이 되어 다 함께 ‘K-종교 원불교’를 찾는 그날을 꿈꾼다면 반드시 꿈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대구경북교구

[2023년 12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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