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하고 싶지만 동시에 ‘회피’하고 싶은 연말
종교 유무 따라 ‘외로움’ 느끼는 정도 차이 커

[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왁자지껄 모임많은 떠들썩한 연말 분위기, 그 이면에는 잔뜩 긴장한 응급구조대와 경찰서·소방서가 있다. 희망찬 새해에 발생하는 절망적 죽음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절망적 죽음에는 자살(고의적 자해)과, 미처 사회의 관심이 닿지 못했던 고독사가 있다.

지난해 전국 노인 자살률 증가로 사망자 수가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독거노인 등 소외된 이웃에게 연말은 축제 분위기가 아닌, 경제·정서적으로 외로움이 가중되는 기간이다. 

통계청의 사망원 통계 조사를 분석해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달은 10~12월이다. 11월에 자살 사망자 수가 956명으로 감소했다가 12월 1,021명으로 급증했다는 결과도 있다. 그에 앞서 2019년 조사 내용을 살펴보면 11월 1,098명이던 수는 12월에 1,190명을 기록했다. 

고독사 문제는 이제 노년층을 지나 중장년층 및 청년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많은 기업에서는 고독사 문제에 적극 손을 걷어부치고 있다. 야구르트로 유명한 기업 hy(한국야구르트)는 1994년부터 ‘홀몸노인 돌봄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조직적으로 지역에 흩어져있는 ‘야구르트 아줌마(프레시 매니저)’들이 발효유와 밀키트 같은 제품을 전달하며 혼자 사는 노인의 건강과 안전을 확인하는 것이다. 실제 한 프레시 매니저가 자택에 쓰러져 있는 82세 최 모 노인을 발견해 위기를 모면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는 사회관심망 확대가 실질적인 사고를 방지하는 중요한 사례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문제에서는 무엇보다 종교의 역할이 절실하다. 기업이 최전선에서 실질적인 예방을 할 수 있다면 종교는 궁극적인 원인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자살과 고독사의 주된 원인을 ‘외로움’으로 꼽는다. 1인 가구 증가로 현대인의 고질병이 되고있는 ‘외로움’은 심각한 정신적인 질병을 유발하고 육체적 질병으로까지 이어지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무적인 사실은 ‘종교가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지녔다’는 것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교를 가지지 않은 무종교인에 비해 종교를 가진 종교인의 외로움 지수는 현저히 낮다. 또 종교인의 49%가 외로움 극복에 대한 종교의 가장 큰 역할로 ‘영적 회복’을 꼽았다. 본 보고서는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데에는 관계성과 소속감이 중요한데, 종교인들은 종교에서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맺고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되며 외로움을 덜 느낀다고 했다”고 전했다.

온라인 상에 공감수치가 높은 게시물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피’하고만 싶지만 함께 즐겨줄 사람 없어 ‘회피’하게 되는 연말”이라는 내용이다. 나와 우리의 주변에 세상을 ‘회피’하려는 이는 없는지 적극 살펴야 할 시기다.

[2023년 12월 6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