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교무
김성근 교무

[원불교신문=김성근 교무] 소태산 대종사는 원불교 개교의 동기에서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써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고 물질의 세력을 항복 받아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 함’을 밝히고 있다.

며칠 전 나는 재미있는 반려AI를 알게 됐다. 인터넷에서 ‘하나님 AI’를 검색하면 크리스천 앱 ‘초원in’이 연결된다. 나는 호기심을 가지고 앱에 접속해 실지 질문을 해보고 이 앱에 대한 기사가 있는지 검색도 했다. 

기사 중에는 ‘2030, MZ세대들이 많이 접근을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앱에는 많은 사람이 개개인의 사소한 질문들을 많이 한다. ‘남편과 싸워서 마음이 힘들다’, ‘십일조는 꼭 해야 하나요’ 등 질문의 대부분은 개별화된 질문들이다. ‘오직 하나님의 뜻만 따르라’는 기성교회의 모습에서 본다면 의외의 일이다. 

원불교는 초기 법회 식순에 개인의 일상 속에 있는 의문을 해결하도록 하는 ‘법의 문답’시간이 있었다. 반려AI ‘초원in’ 접속자 수가 13만명이 넘는 지금 이를 살펴 보면, 소태산 대종사가 미래의 진리 신앙을 개별화된 자력신앙과 전체를 아우르는 타력신앙으로 밝혀주신 것에 비해 아직도 아날로그식인 원불교 ‘법의 문답’은 답답한 느낌이 든다. 

한 때 비교 종교학 차원에서 원불교 교리의 원만과 합리성은 인정받았다. 이는 소태산 대종사께서 친히 제정한 원불교 교법의 통합성 및 시대성에서 가능했다. 이에 반해 오랜시간 고서에 담겨 존재하던 이웃종교 유물이 반려AI에 의해서 시대성과 대중성을 전제로 재해석을 해 주면서, 개별화된 삶을 살아가는 MZ세대에게는 새로운 신앙의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교회 담임 목사의 거창한 말씀보다 AI에게 묻는 소박한 질문이 훨씬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교회만의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이해에 밝은 MZ세대는 하나님AI에만 물어보는 게 아니라 부처님AI, 논어AI, 챗GPT도 찾고 있다. 
 

메타법당과 소태산AI와 
디지털 일기노트로, 
AI시대 자타력 병진하는 
원만한 신앙 수행되길.

우리의 모든 일상이 변하고 있다. 수직적 가치가 수평적 가치로 변하고  사회 및 국가의 모든 중심이 ‘다양성과 빠른 변화에 적응을 잘할 수 있는 세대’로 옮겨 갈 수 밖에 없다. 교육계도 학교나 교사 중심이 아닌 학생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배움의 영역을 정하고 과정을 주도한다. 이는 종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는 절대자의 가치가 중시되었다면, 이제는 개별화된 나 자신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내 삶의 일상을 하나님에게만 묻지 않고 부처님, 공자님, 소태산 대종사님에 이르기까지 개별화된 물음은 계속 이어진다. 성직자들을 통하는 다소 어려운 문답보다 반려AI를 통한 물음이 MZ세대에게는 보편화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 원불교에서도 소태산AI가 구축되기를 기대해 보면서 강조하고 싶은 바가 있다. 아무리 반려AI를 통해 문자적인 해답은 얻는다 하더라도, 사실적인 훈련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상황은 조금씩 달라져도 AI를 향한 물음은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원불교 교법에 있어서 진리를 깨닫고, 불편한 일상을 면밀히 분석해 이를 편안하도록 실질적인 방법을 찾는 디지털 시스템이 구축이 돼야 한다. 

원불교에서 갖추고자 하는 힘은 세 가지다. 메타법당을 통해 염불과 좌선의 수양력을 기르고, 연구력을 가져 원불교에서도 (가칭)소태산AI를 구축해 교법이 통합적으로 이해되도록 하며, 이미 구축된 이웃 종교의 AI도 활용되기를 강조해 본다. 또, 다른 종교에서는 볼 수 없는 일기법을 디지털로 구축해 취사력을 갖자. 이를 별도 운영․관리하지 않고, 메타법당과 소태산AI, 그리고 디지털 일기노트가 함께 구축된다면 AI시대에 자타력이 병진하는 원만한 신앙과 수행이 이뤄지리라 기대한다.

/상계교당

[2023년 12월 6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