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교세는 통계적으로 보면 미미하다. 그렇다고 원불교가 브랜드 평판에서 떨어지는 건 아니다.

지난 108년 동안 원불교를 상징하는 브랜드는 26세에 대각을 이룬 ‘청년 소태산’에 기인하겠지만, 소태산 스스로 혁신에 바탕해 ‘새 불교’ 운동을 일으키면서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모여들었다. 이후 원불교는 한국에서 탄생한 ‘민족종교’ 이미지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해 학생과 청년 교화에 바람을 일으켰다. 그리고 한국사회가 경제적으로 폭발적 성장을 이룰 때 ‘원광대학교’라는 교육기관 브랜드는 곧 원불교와 직결됐다. 

이후로도 원불교는 원음방송 설립, 군종장교 탄생, 국가장례의식 참여 등을 통해 한국사회의 기성종교들과 함께 ‘4대 종교’ 반열에 오름으로써 그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물론, 교세 측면에서 보면 비교되지 않을 만큼의 차이를 보이지만 일당백이라는 정성이 있었기에 그 영역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는 종교 경계를 넘어서는 원불교의 ‘포용성’이 바탕이 됐다. 

하지만 외부의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많은 걱정과 갈등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원불교 브랜드 이미지가 된 상징들이 시대의 급변속에서 오히려 걱정거리를 안겨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시대적으로는 원불교 새 이미지를 형성시키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기성종교의 혁신성에 뒤처지는 폐쇄적 제도가 지적되기도 한다. 

그러나 교단 재가출가 구성원들의 활동이 뒤처지는 것은 아니다. 국제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교무들을 비롯 재가교도들 역시 교리정서에 근거, 건실함으로 누구나 인정하고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 했듯이 교단 구성원들의 두드러진 활동이 교단활동과 연계성을 갖지 못하면서 개인 명성에만 그치는 것은 아쉬움이다. 곧, 사회전반에서 다양하게 활동하는 있는 재가출가 교도들의 삶과 활동을 원불교란 브랜드로 엮어내는 기술, 혹은 관심이 절대 부족했다. 이는 어쩌면 교단이 행정중심의 일사 분란한 체계를 중시하면서 개개인의 개성이 존중받는 현 사회현상을 도외시한 결과일 수도 있다.

최근, 교단 곳곳에서는 교화에 새로운 불을 지피기 위해 땀과 정성을 쏟고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불길이 쉽게 붙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물론 교화는 지방 개 교당의 몫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지만, 교단 중심부에서 쌓아가는 원불교의 사회적 브랜드 이미지 혹은 평판이 바탕될 때 교화 결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우리에게는 원불교라서 할 수 있고, 대형 종교가 아니라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다. 따라서 강소 종교로, 젊은 종교로, 마음공부 종교로, 다양한 시도는 계속돼야 한다. “그래도 원불교는 아직 참신하고 똑똑한 것 같아요.” 시대는 분명, 원불교 교리적이다.

[2023년 12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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