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지구 4개 교당 합력 성극 역삼교당 공연
김일안 교무와 20여 명 청년이 이뤄낸 문화교화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원불교 서울교구 강남지구 청년들이 성극 ‘청풍’을 역삼교당 대각전에 올리며, 정체됐던 원불교 성극 역사를 살려냈다. 12월 16~17일 선보인 성극은 그간 강남지구 청년연합회 재가출가 20여 명이 10여 차례 모여 머리를 맞대며 만들어낸 작품이다. 김일안 교무와 김여원 교도가 연출, 김일안·오덕진 교무와 김성식 교도가 각본을 함께 썼다. 

<청풍>은 일제 시대의 핍박과 혹세무민이 판치는 가운데, 깨달음을 향해 정진하던 처화(소태산 대종사의 청년기)의 고행기를 담고 있다. 아버지의 열반, 집안의 빚, 온갖 유혹과 번민 가운데서도 가족들의 믿음과 응원을 바탕으로 결국 이뤄낸 깨침의 과정을 보여준다. 김일안 교무 등이 20여 년 전 초안을 잡았던 대본을 청년들과 논의하며 여러 번 각색을 거친 결과, 긴장과 여유, 재미와 감동을 고루 넘나든다.
 

앞서 청년들은 연극과 연기 이론부터 공부하고 틈나는 대로 연기 지도를 받는 한편, 모든 스태프도 나눠 맡았다. 특히 이번 성극의 역할은 하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 배역을 찾아주는  ‘모두 살려 쓴 용인술’로도 주목을 받았다. 연극이나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청년들이라도, 원불교 성극 역사를 되살리는 크고 작은 주·조연으로 무대에 섰다. 배경음악 작업에는 이정일 교무, 안암교당과 협업하기도 했으며, 역삼교당은 모든 공간과 식사를 지원, 지난 가을 ‘역삼교당 사진전’에 이은 문화교화를 이어갔다.

특히 처화 역의 김성식 교도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추천받았는데, 유일하게 연기로 입시 준비를 했던 경력이 있어 도움이 컸다. 5년 전 군대에서 입교한 그는 올해 26세로, 처화가 대각을 얻은 나이와 같아 특히 눈길을 끌었다. 그는 비중있는 역을 맡으며 “소태산 대종사님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모든 사람이 대각할 수 있다고 가르쳐 주셨다. 그 뜻으로 나 역시도 용감하게 도전했다”고 전했다. 

김일안 교무는 “서울교화 100년을 기리는 마음으로 함께 준비한 무대다. 바쁜 청년들에게 성극은 쉽지 않았지만, 공심과 정성으로 소품 하나하나까지 다 만들어 완성했다”고 감사를 돌렸다.
 

[2023년 12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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