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급교무자격검정’ 개편 3년… 새 교육과정 분석
지속적 평가로 체계화·내실화·세계화 역량 배양

[원불교신문=이현천 기자] 원기106년(2021) 1차 5급교무자격검정 (연구과)고시를 끝으로 예비교무 자격검정 과정이 전면 개편됐다. 예비교무들이 대학교 4년, 대학원 2년의 수학 과정을 총정리하고 교역자로서 자격을 부여받던 5급교무자격검정의 ‘고시’는 새로운 시대에 맞게 그 옷을 갈아입었다.

새롭게 바뀐 ‘5급교무자격검정시행규칙’에 따르면 교화직 교무는 ‘예비교무 진급심사규칙이 정한 바에 따라 수학 기간의 성적을 종합하여 검정’한다. 전문직·봉공직 교무는 ‘수양·취사과는 정기와 상시훈련, 집중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연구과(정전·대종경·교사)를 검정’한다. 기간제 전무출신은 ‘수양과(염불·좌선)와 취사과(정기, 상시일기·주의·조행), 연구과(정전·대종경·교사)를 검정’한다. 

이 가운데 이른바 ‘고시폐지’로 알려진 내용에 해당하는 것은 ‘교화직 교무 자격검정 규칙’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고시’는 폐지된 것이 아니고, 연구과 고시 위주의 교무자격검정제도가 상시 학업 평가로 바뀌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한 번의 시험으로 모든 소양을 평가하기보다 매년 매 학기 예비교무의 수준을 평가하고 채워가게 함으로써 ‘한 사람의 교무’로 설 수 있도록 ‘책임교육’을 실천하는 것이다. 
 

현재 재학 중인 예비교무들은 학기마다 학사과정에 포함된 평가항목과 진급심사, 종합평가 등을 통과해야만 다음 과정으로 진급이 가능하다. 교무자격을 검정받는 과정이 이전보다 더 정밀하고 깐깐해진 것이다.

이런 고시제도로의 개편은 원기105년(2020) 육영기관 교무들로 구성된 ‘예비교역자 미래교육혁신포럼’을 통해 방향이 정립됐다. 이 포럼에서 육영기관 교무들은 예비교무들이 특정 기간에 치러지는 평가(1, 2차 연구과 고시)로 당락을 결정받는 현상을 개선하고자 했다. 이에 연구과 고시로 평가되던 것을 4년의 교육과정에 녹여 수업(연구과)과 생활(수양과·취사과)을 4년 동안 종합적이고 일원화된 기준으로 평가하자는 데 결의했다. 

이에 영산선학대학교는 수업에 일과와 훈련을 일원화한 ‘수업훈련’으로 좌선, 염불, 교화단활동 등을 전 학년에 걸친 학점 과목으로 변경했다. 또 학기(學期)를 선기(禪期)제로 바꿔 1선기(1·2학기) 2선기(여름·겨울방학)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특히 ‘교육의 세계화’를 캐치프레이즈로 잡아 국제현장실습, 영어캠프, 영산글로벌스테이, 국제학술대회 등으로 세계교화를 경험하게 하고, 설교·독경 훈련으로 교역자의 역량을 키운다. 문화적 소양과 교양으로 이웃종교 이해, 문화시사 논술토론, 공연 관람 등에도 전폭적 지원이 이뤄진다.

한편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와 서원관은 방학 중 교리종합훈련을 개설해 교서 과목의 종합 이해 과정을 거치고, 학기 중에는 여러 차례 즉석강연을 진행한다. 여기에 교리 해설뿐 아니라 ‘자기 예화’를 담아내도록 해 교리훈련이 생활 속에서 이뤄지도록 했다. 또 4년간 키워온 서원과 수학과정에서의 변화 과정, 앞으로의 포부 등을 7분여의 포트폴리오로 정리해 발표하는 ‘서원포트폴리오 축제’를 통해 교역자로서 자기 각성을 얻게 한다. 이에 대해 예비교무들은 “학부 과정을 총정리하며 나의 현 위치를 알게 됐다”며 “앞으로 어떤 교역자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예비교무가 스스로 교화 진로를 찾아보게 하는 ‘미래교화캠프’, 산악 종주 극기를 통해 서원을 더욱 다지고 세우게 하는 ‘서원대장정’, 2·4학년 ‘글로벌교화연수(인도․미국)’ 등으로 미래교화와 세계교화의 꿈을 키운다.

원불교대학원대학교는 교육과정을 현장중심·실무중심으로 개편했다. 법회·교화단·좌선·훈련실습 등을 교과목으로 편성했고, 교직원 교무들뿐 아니라 역량 있는 예비교무가 직접 동지들을 지도할 기회를 제공해 예비교무들이 지도인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게 했다. 대학원 예비교무들은 매 방학 때마다 ‘여름·겨울청년 마음훈련’의 진행을 맡는다. 학기 중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훈련 프로그램을 고안·시연하며 연구하고, 훈련에 당해서는 지도인으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재가청년들과의 소통, 고민상담 등으로 시대에 맞는 교화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고시제도 개편을 통해 육영기관들은 교육의 내실을 다지고, 방향을 넓혔다. 예비교무들은 다양한 경험으로 서원을 키우고, 다년간의 종합평가를 거치며 더욱 마음을 챙겨 정진하고 있다. 제도 개편 3년 차를 지난 지금, 원불교의 교운이 될 미래세대는 더욱 촘촘하고 희망차게 자란다.

[2023년 12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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