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109년 새해가 밝았다. 교단 제4대의 시작임과 동시에 ‘원불교의 새로운 세기’의 시작이 될 원기109년을 나와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고 살아가야 할까. 이에 <원불교신문>에서는 ‘교단 제4대에 나는(우리는)’이라는 주제로, 30대·40대·50대·60대 4세대 교무들이 모여 원불교의 새로운 역사의 시작에 담긴 의미와 각자의 소망, 교단 희망 등을 나눴다.

원기108년 12월 21일 줌(ZOOM)으로 진행된 좌담에는 김도승 교무(금산교당), 조원행 교무(밀양교당), 박화영 교무(부산울산교구사무국), 김혜원 교무(서울교당)가 함께했다.
 

원기109년을 맞이한 소감.
김도승 교도님들과 기도와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코로나19가 왔는지 어떤지도 모르고 소통을 잘하며 지냈다. 올해부터 우리 교당은 법위를 떠나 감사일기를 한 줄이라도 함께 쓰기로 했다. 그렇게 조금씩이라도 소태산 대종사님의 교법으로 거듭나고자 준비하고 있어서 설레고 기대된다.
조원행 연말에 교화 결산을 하고 결산 법회도 보면서 개인적으로 ‘내실을 다져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상시일기 기재로 나를 철저히 점검하는 시간을 갖고, 교당적으로는 조직을 잘 정비하고 갖춰서 교도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교화를 하려고 한다.
박화영 코로나19 기간에 마음토닥청소년·청년센터를 만들어 외부 활동을 다양하게 시도했는데, 제법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아 교구 청년․청소년들이 더 결집할 수 있는 장을 만들려고 한다. 가장 큰 청소년교화 사업 중 하나는 교구 청년연합회 재결성이다.
김혜원 서울교구에서 원기109년은 서울교화 100주년이 되는 해이고, 동시에 서울교당이 창립 100주년을 맞는 해로 큰 의미가 있다. 서울교당 2세기를 열어가는 새로운 변곡점이 되는 해라는 생각에 설레고 기대도 되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원불교가 대중과 소통할 수 있고 접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교법의 원만함’이다.

-김도승


교단 제4대의 시작, 어떻게 바라보는지.

조원행 2000년 밀레니엄을 맞이할 때 사회나 교단 모두에 희망차고 새로운 것이 일어날 것 같은 굉장한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막상 2000년이 된 후에는 허탈감이 컸다. 사실 크게 바뀌는 게 없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교단 제4대의 시작이 요란하기보다는 차분히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가는 게 맞을 것 같다. 과거를 타산지석 삼아 4대에는 시대 흐름,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것, 교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세밀히 조용히 차분히 준비하되, 한 가지라도 꾸준히 12년 또는 36년을 밀고 나가는 힘을 함께 키우는 게 중요하겠다.

김혜원 4대 36년이면 제가 68세더라. ‘내 교역 생활의 전부가 교단 4대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4대를 통틀어 어떤 서원을 가지고 어떤 교역생활을 해야 할까’ 하는 화두가 생겼다. 교단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회가 설정한 여러 키워드가 있는데, 그중에 저는 ‘소태산 대종사님과 역대 스승님들의 경륜의 맥을 이어서 원불교 결복교운에 어떻게 보은하고 일조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박화영 정책 자체가 나쁜 경우는 없고, 결국 정책을 어떻게 실현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라 본다. 당장 내 앞길 살기에 급급할 때가 많지만, 모든 구성원이 교단 전체의 흐름에 관심을 갖고, 그 관심을 바탕으로 열심히 살아야 한다. 연말에 교구사무국이 위치한 남포동에서 트리축제가 열렸다. 엄청 많은 전구 사이에서 한두 개 꺼진 게 티가 안 날 것 같지만, 그것이 전체의 그림을 훼손시키고 오히려 시선을 머물게 한다. 조직도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교단 제4대가 정말 아름답게 반짝반짝 빛나려면, 각자가 있는 그 자리에서 제대로 빛을 내줘야 한다. 그래야 전체의 그림이 완성된다.

김도승 소태산 대종사께서 대수를 36년으로 정하셨기 때문에, 사실 4대의 시작은 굉장히 축제였어야 한다. 그런데 중간에 100주년 축포를 터뜨리다 보니 4대를 조용히 맞게 된 느낌이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출가교화단은 최상위교화단이다’로 교헌 개정을 하게 된 게 좋은 기회라고 본다. <대종경> 서품 6장에 ‘교화단으로 몇 억만의 많은 수라도 교화한다’는 말씀에 근간해서 4대 1회 12년이든 36년이든 지도체제로서 교화단체제가 완전히 뿌리 내리는 4대가 되길 바란다. 외형적 교세 확장 또는 법회 출석수 등에 대한 걱정은 좀 덜고, ‘최상위교화단’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길 바란다.


교단 3대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조원행 다양성이 빨리 인정돼야 한다. 정책도 예를 들면 급지별 정책이 나와야 한다. 지금은 어떤 정책이 나오면 5~6급지에는 해당 안 되는 게 많다. 그러다 보니 총부나 교구를 멀리하게 된다. 총부는 큰 방향만 정해주고, 교구가 급지별로나 지역별로 더 구체화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다양한 상황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박화영 우리 교당들 대부분은 자가건물이고, 또 어려운 곳은 지원을 해주다 보니 치열함이 부족한 면이 있다. 교도가 5명 있는 곳이나 20명 있는 곳이나 교무 1명이 똑같이 배치되고, 고정비(용금, 관리비, 전기요금 등)도 똑같이 소요된다. 20~30분 거리에 교당이 여러 개 있고 거의 같은 기능을 한다. 전체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특히 종교인구는 더 감소하는 지금, 우리는 교화의 방향이나 전체적인 패러다임에 대한 인식 전환을 해야 한다. 교당 통폐합 문제를 교당을 없애서 합하는 단순한 의미로만 볼 게 아니라, 교당마다 특성화하는 개념으로 보면 좋겠다. 그러면 적은 인원으로도 훨씬 효율을 낼 수 있다.

김도승 공동교화는 진작 추진됐어야 한다고 본다. 하루라도 빨리 어려운 교당들이 공동교화 체제로 함께 교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 일은 절실하다. 또, 공부도 어떻게 보면 교화 현장에서 형식적으로 해온 경우가 많다. 단순히 계문 대조해 체크 하고 유무념 실행 여부 체크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정말로 교화단 체제에 바탕해 항단원 한 명 한 명에 맞는 맞춤 공부를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교무 본인의 실행도 중요하다. 제가 20년간 비염 때문에 약을 복용했다. 불치병이라 안 나을 것이라 여겼는데, 유무념 공부를 통해 20년간 먹던 약을 끊을 수 있게 됐다. 법문과 내 생활과 건강이 하나로 연결되니까 날마다 축제다. 유무념 공부를 단순히 교리로만 설명하지 않고 건강·생활·업무와 연결해 한 사람 한 사람 지도해준다면 분명 효과가 있다.

김혜원 요즘 청년세대는 자신이 공감하고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에는 도전과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에 비해 교단은 너무 많이 고민하고, 많은 것을 고려한다. 청소년교화가 절실하다고 말은 하지만, 우선순위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개인의 역량에만 맡겨진 청소년교화가 앞으로 얼마나 비전을 가질 수 있을까. 젊은 교역자들이 교화에 정말 전력을 다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한 점이 늘 아쉽다.
 

원리만 계속 설명하는 것은 핀트를 못 맞추는 것이고,
사용법을 알려줘야 실질적이다.

 -조원행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교화에 대하여.

김혜원 코로나19 시기를 통해 우리 교법이 새 시대 새 법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시대가 더 빨리 찾아왔다. 밴드 라이브 등을 통해 저녁 염불 선방을 시작했더니 ‘교당’에 대한 개념이 전환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만 오는 공간이라는 협의적 개념이 무너졌다. 그로 인해 각자의 집을 도량 삼아 함께 공부하고 훈련하는 개념의 상시훈련이 정착될 수 있었다. 어려움에만 매여있지 않고 ‘새 시대 새 법’이라는 교법 정신을 빠르게 전환·적용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본다.

조원행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면서 열반하신 분들이 많다는 게 가장 큰 변화다. 그러다 보니 교화에 대한 고민을 적극적으로 하게 됐다. 편하기만 했다면 이렇게 노력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문 닫고 나가야 하나’ 싶으니까 뭐라도 하게 되더라(웃음). 하지만 공부로 보면, 코로나19 시기가 훨씬 좋았다. 교무 식사를 해결해주려는 교도님들과 식사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문답과 공부가 됐다. 그 시기 줌으로 매주 금요일 밤 9시 30분~11시 정전 공부를 했고, 2년만인 지난해 말에 종강을 했다. 또하나 특징이라면,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교무님들 사이에 뭔가를 하려고 하는 분은 할 게 많아서 바쁘고, 안 하려고 하는 분은 아무것도 안 해서 허무한 양극화 현상이 생긴 것 같다.

박화영 코로나19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교화툴의 다변화가 이뤄졌고, 우리 교구는 메타버스 교화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청소년들을 직접 만나러 가자’고 방향을 전환하면서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도 됐다. 다만 지난해에 5년 만에 대면으로 교구 어린이훈련을 해보니, 대면 활동이 가지는 즐거움이 분명히 있더라. 일반교도님들도 활발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는 ‘어디까지가 우리 교화의 울타리이고, 어떻게 더 폭넓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속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교당에 찾아오는 사람만 만나 교화하는 시대는 더이상 없을 것 같다.

김도승 부임하자마자 코로나19가 시작돼서 답답했다. 그때 원광어린이집 원장님이 어린이집 리모델링을 하자고 했다. 그렇게 첫해를 보내고, 이후 젊은 교무님이 부임해서 밴드를 활용해 교화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대면과 비대면으로 꾸준히 만나며 끈을 이어갈 수 있었고, 교도님들이 먼저 교당 리모델링도 제안했다. 그렇게 원기107년에 교당 리모델링을 하면서 2층에 청소년 카페와 스터디 카페를 만들었더니 아이들이 몰려온다. 1년 만에 청소년 10명이 교당에 온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이다. 그렇게 3년을 잘 버텨온 덕분에 교도님들 스스로 ‘예전보다 교도들이 더 많이 나온다’며 행복해한다. 그때그때 할 수 있는 일을 차근차근 추진·준비해놓은 것이 오늘날 교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원불교가 가진 저력과 가능성.

김도승 원불교가 대중과 소통할 수 있고 접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교법의 원만함’이다. 원불교 교리는 생활과 연결되고, 시대에 맞고, 이런 점이 원불교의 가장 큰 장점이다. 교무들이 각자 불법을 생활화한 체험을 통해서 일반사회로 접근해 나갈 때 그 장점은 더 극대화될 것이다.

김혜원 1년 차 첫 발령 때 코로나19가 시작돼서 설 향례를 끝으로 대면 활동이 중단됐다. 그 시기에 원불교 재가출가 교도님들이 합심해서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것을 보며 원불교의 저력을 느꼈다.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지혜로 길을 찾아가는 단결의 힘은 결국 ‘교법이 가진 힘’에서 비롯되는 것 아닐까.

박화영 똑같은 캘리그라피 명상 수업을 원기107년에는 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18회기, 원기108년에는 부산교당 교도님을 대상으로 11회기 진행했다. 그런데 그 집중도와 결과물에서 극명한 차이가 났다. 이건 삼대력의 힘이라고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긴 시간 동안 원불교 교도로서 교법으로 생활하며 다져진 저력은 ‘다른 사람보다 이러이러한 능력치가 몇 퍼센트 높다’고 명확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분명히 다르다.

조원행 3년 차 때 총부에 들어가서 4년 차 때부터 3년 동안 전국 550개 교당을 모두 돌았다. 시골 아주 허름하고 작은 교당에 갔을 때다. 연세 있는 교무님이 불단을 청소하고 계셨다. 인사를 하고 왜 불단을 청소하시냐고 물었더니, ‘총부에서 손님이 오니까’라고 하셨다. 그때 생각했다. ‘원불교의 저력은 총부나 교화를 잘하고 유명한 분에게 있는 게 아니구나. 이름 없는 곳을 지키며, 누군가 교당에 온다고 불단을 청소하는 그 마음을 가진 이 교무님의 모습이 원불교의 저력이고 뿌리구나.’ 그 뒤로 5~6급지가 그냥 보이지 않더라. 우리 원불교의 저력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교단 제4대가 정말 아름답게 반짝반짝 빛나려면,
각자가 있는 그 자리에서 제대로 빛을 내줘야 한다.

-박화영


우리 교당·교구가 나아갈 길.

조원행 ‘종교는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있었기에 발령받은 첫해부터 나눔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각개교절 국수 나눔을 했다. 150평 정도 되는 교당 앞마당에서 6주 동안 약 600인분을 준비해 나눴다. ‘누가 여기까지 오겠냐’고 말하는 내부 인식을 무너뜨리는 게 가장 어려웠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교도님들이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가 시작되고 나서는 모여서 먹을 수가 없어 ‘작지만 함께 나눕니다’로 전환해 콩나물, 두부, 대파 같은 작은 식재료를 나눴다. 역시 호응이 좋았다. 그 외 여러 활동을 모아 최근 감로교화재단 교화사업에 응모했고, 지원을 받게 됐다. 여름 쉼터, 음악회, 교당스테이 등을 통해 교당을 ‘지역주민들이 활용하는 공간’으로 내주려고 한다.

박화영 부산울산교구는 문화체육관광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등의 교부금을 받아 대외 활동을 많이 한다. 특히 해운대구와 협업하는 사업 중 ‘청년 심신 안정화 사업’ 분야는 모두 우리와 연결된 사업이다. 또 하나, 우리 교구는 교화 공모를 교구 자체적으로 한다. 일반교화는 지구 단위 교화 활동에 지원하고, 청소년교화는 어린이법회를 돕는 교도님 수고비 지원, 청소년 친화 공간 마련 사업 지원 등을 한다. 눈여겨볼 점은 4·5급지에 해당하는 어려운 교당들이 청소년 친화 공간 사업에 지원해 선정됐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문턱을 낮추는 작업을 끊임없이 하다 보면 뭐라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도승 교당 리모델링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교당이 됐다. 지금은 매일 찾아오는 아이들을 조절하느라 바쁘다(웃음). 또 리모델링을 한 다음부터는 1층 법당 공간을 개방해 주중에 금산 군민들을 위한 몸 펴기 생활운동, 장구 등 여러 소모임 활동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끝난 지난해에 대각개교절 국수 나눔을 재개했고, 500명 이상 찾아왔다.

김혜원 서울교당에서는 3월 30일, 소태산 대종사께서 서울에 첫걸음 한 날에 맞춰 서울교화 100주년, 서울교당 창립 10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벤트적인 행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실이 쌓이고 외연 확장이 겸용돼 남는 게 있어야 한다고 해서 ‘365 기도 대정진’을 시작했다. 기도문도 그냥 만들지 않고 ‘2세기 원불교 서울교당이 어떤 교당이 됐으면 하는지’ 바라는 점과 기대하는 점에 대한 의견을 받아 기도문을 구성했다. 그렇게 릴레이 기도가 이뤄지고 있다. 또 서울교당의 시그니처는 소태산 대종사님의 경성 교화 첫 시발점이다. 창립100주년 기념사업을 통해서 서울교당 2세기를 희망차게 열어갈 수 있도록 대동단결하고 있다. 어렵지만 희망을 갖고 ‘우리가 같이 마음을 모으면 할 수 있다’는 분위기 속에서 힘을 내려고 한다.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마음’과 ‘마음’이
온전하게 마주하는 게 ‘동행’의 정신이다. 

-김혜원


미래 시대 종교로서 원불교의 역할.

박화영 새로운 교도가 정착하기 굉장히 어려운 종교가 원불교라는 말이 있다. 왜냐하면, 소태산 대종사께서 ‘다른 사람의 원 없는 것을 과도히 권하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이다(웃음). 하지만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표어 정신이 더더욱 필요해지는 세상에서는 문턱을 낮춰 많은 사람에게 교법을 자연스럽게 전해야 한다. 시야를 넓혀 더 많은 신도가 생기게 하고, 신도에서 교도로, 교도에서 주인으로 만들어가는 작업을 하면 좋겠다.

김혜원 원불교 교운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먼저 필요하다. 그 가운데 원불교는 온전하고 원만한 인격으로 동행하면 된다. 얼마 전 군무원들을 대상으로 힐링캠프를 주관했는데, ‘원불교에서 나를 오롯하게 존중해주는 느낌을 받았다’는 감상이 인상적이었다.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가진 ‘마음’과 ‘마음’이 온전하게 마주하는 게 ‘동행’의 정신이다. 주인 정신으로 뜻을 모아 세상과 동행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세상과 동행하는 종교로서 역할하리라 본다.

조원행 앞으로의 시대나 사회가 복잡할 것 같아도, 하나로 모아보면 결국 ‘이해’로 집결된다. 핵심은 ‘나에게 이롭냐 해롭냐’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이로움을 줘야 할까. 마음이 더러워졌다면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된다. 그런데 우리는 좀 어렵게 간다. 세탁기 사용법보다는 세탁기의 원리를 설명한다. 상시일기 체크, 정전 대조 등을 통해 나의 변화를 스스로 체득하는 게 중요하고, 앞으로 우리의 답은 거기에 있다. 원리만 계속 설명하는 것은 핀트를 못 맞추는 것이고, 사용법을 알려줘야 실질적이다.

김도승 갈수록 우리의 화두는 물질 문제로 귀결된다. 물질 문제에 따라 지구촌 문제, 환경 문제 등이 따라온다. 물질 문명의 한계 상황 속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하다. 교단 4대는 교화단 체제의 정립으로 물질문명의 한계를 몇억만의 많은 사람에게 잘 설명해 함께 낙원을 만들어가는 게 과제다.

[2024년 1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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