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은 교도
김대은 교도

[원불교신문=김대은 교도] 오늘날 종교의 위기는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탈종교화 현상은 미국과 유럽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한국 또한 통계청에서 실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종교통계’에서 이미 인구의 과반이 넘는 56.1%가 무종교인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1년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에서는 60%가 무종교였다고 했으며, 매해 한국리서치에서 실시한 ‘종교인식조사’에서는 2018년 이후 무종교인이 50%~51%라고 전했다. <원불교신문>에서도 이런 내용에 대해 여러 차례 인용 및 보도된 기사가 있다.

종교 위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의 근원적인 문제는 종교가 더 이상 개인의 삶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종교가 사회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38%에 불과했으며, ‘종교가 개인의 삶에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도 38%에 불과했다. 한국리서치의 2023년 보고서에서는 “종교를 믿는 사람 중에 51%만이 종교가 개인의 삶에 중요하다”고 하니, 결과적으로 종교가 더 이상 개인과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명해졌다. 

2023년 한국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원불교에 대한 호감도는 5대 종교(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 이슬람교) 중 불교(52.5점), 천주교(51.3점), 개신교(33.3점)에 이어 네 번째인 29.4점으로, 이는 이슬람교가 한국 사회에서 낮은 평판을 받고있는 것을 고려할 때 사실상 국내 4대 종교 중에서 가장 낮다고 볼 수 있다. 종교 호감도 조사는 종교 인지도와도 같은 의미로 해석할 여지도 있어 그 원인과 이유를 제대로 파악해야 교화혁신을 준비할 수 있다. 
 

‘원불교’라는 브랜드가
대중에게 알고 싶은 
매력적인 존재여야
교화의 길도 열린다.

한국리서치의 보고서 내용 중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지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응답자 유형 분석이다. 보고서는 6개의 유형으로 응답자를 분류했는데, 원불교는 5대 종교에 대해 모두 보통 또는 보통 이상의 호감도를 갖는 그룹(23%)에서 51.6점, 불교, 천주교 호감도 높고 개신교에 대한 호감도가 낮은 그룹(20%)에서 56.2점을 얻었으나, 그 외 다른 그룹에서는 대체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다. 3대 종교에만 호감도가 높은 그룹(15%)에서 원불교는 27.1점, 천주교와 불교에만 호감도가 높은 그룹(15%)에서 6.8점을 개신교에만 호감도가 높은 그룹(9%)에서 2.2점, 5대 종교에 대한 호감도가 낮은 그룹(18%)에서 3.8점을 받았다.

즉 다시 말해, 원불교에 대한 호감도가 그나마 좋은 경우는 모든 종교에 우호적이거나 불교 또는 천주교를 믿는 사람 중 일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왜 원불교는 사회에서 이렇게 호감도가 낮은 것일까? 앞선 분석과 같이 원불교도 개인적·사회적 역할이 부족해서 그런 것일까?

여러 가지 원인을 그 배경으로 거론할 수 있겠지만, 원불교 정책연구소에서 실시한 ‘제5차 원불교사회여론조사’와 2021년 중앙교구에서 실시한 ‘원불교 중앙교구 지역사회 인식조사 및 진단’ 보고서를 종합해 볼 때, ‘대중이 원불교에 대해 거의 모른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러한 결과는 원불교 대중화 전략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교화전략을 현장을 중심으로 변화해나가야 하며, 그 중에서도 무엇보다 출가교역자의 역량과 교역자를 서포트하는 교화 체계(시스템)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그 이전에 더 중요한 것은 ‘원불교’라는 브랜드가 대중에게 있어 알고 싶은 매력적인 존재여야 교화의 길이 활짝 열린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앞으로의 교화전략에서 원불교와 그 역할들을 사회에 전달할 수 있는 홍보 매체들의 역량과 확장성을 보다 강화해야 현장 교화도 더욱 힘을 얻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원광대학교 초빙교수, 한강교당

[2023년 12월 27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