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천 교무
이현천 교무

교단 제4대 제1회가 시작되는 원기109년(2024)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60갑자 중 41번째인 갑진년으로 ‘푸른 용(靑龍)의 해’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청룡은 강력한 힘과 지혜, 새로운 시작과 변화, 성장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신비스러운 존재로 그려진다. 현대에도 그 상징성은 바라지 않아 ‘청룡영화상’ 등 각종 미디어와 매체에서도 활용된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교단 제4대를 시작하는 시점에 딱 맞는 의미를 가진‘청룡’이 함께 한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코로나19, 저출산, 지방소멸, 전쟁과 난민 등 세계와 국가 사회에 닥친 경계들 중에는 어느 하나 쉽게 볼만한 게 없다. 하지만 교단 4대를 맞이하는 우리 구성원들의 합심과 청룡의 기운이 더해진다면 역대 스승님들과 원로 어른들이 늘 전해온 “결복교운”, “교단의 미래는 양양할 것”이라는 말도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솟는다.

한 가지 의미를 더해본다. 바로 ‘신룡리(新龍里) 344-2번지’다. 이곳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원기9년(1924) 소태산 대종사와 제자들이 세상에 ‘불법연구회’라는 이름으로 이 회상을 세상에 천명한 장소다. 회상 창립과 창생제도의 성훈(聖訓)과 서원이 아로새겨진 땅이다. 말 그대로 ‘대성지(大聖地)’다. 오래전 풍수가들은 이곳의 다섯 구릉을 5혈(五穴)이라고 해 “천하를 다스릴 새 용(新龍)이 등천한다”는 의미를 담아 신룡이라 이름 붙였다. 이 5혈 중 1룡의 자리에 불법연구회 본관, 2룡에 대각전, 3룡에 원불교대학원대학교, 4룡에 원불교학과 서원관이 자리하고 있다. 교단 4대,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이때 ‘신룡에 청룡이 찾아왔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나 익숙함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익산대성지’에 대한 관심과 발길이 약간은 뜸해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달랐으면 한다. 

교단 4대의 시작, 익산대성지 건설·불법연구회 창립 100주년, 청룡의 해 등 경사가 이렇게 겹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런 시기적 운을 잘 활용하는 것도 교화 회복의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새해 새 마음을 다짐하며 찾아오는 것도 좋지만 사시사철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대성지를 자주 찾아오는 분위기가 현장에서부터 비롯되기를 바란다.

내가 아끼지 않는 것을 남이 아껴주길 바랄 수는 없다. 우리는 숙겁의 연을 따라 이 땅에 태어나 이 회상을 만난 인연이다. 성지를 찾아 800㎞를 걸을 필요도, 수백만원을 써가며 성지를 찾아갈 수고를 들일 것도 없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자’는 말처럼, 마음만 먹으면 찾아갈 수 있는 우리의 성지에 더 관심을 갖자. 그리고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성지로 만들자. 

또, 선진이 남긴 뜻을 되살려 이어 나가는 것은 결국 후진의 몫이다. 100년 전 이곳에 터를 잡았던 소태산 대종사와 선진들의 뜻은 무엇인지, 후진인 우리는 그 뜻을 온전히 체받아 실현해내고 있는지 돌아보는 원기109년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바란다.

[2024년 1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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