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교무
김종진 교무

[원불교신문=김종진 교무] 최근 혈압이 높다고 해서 혈압약을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된다.

모두 알고 있듯 혈압은 젊을 때 낮다가 나이가 들면 점점 높아진다. 이것은 몸의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다. 몸이 ‘필요’해서 생기는 변화다.

나이가 들면 혈관도 노화가 일어나 탄력이 줄어든다. 그러면 피가 몸 끝까지 갈 수 없다. 피가 몸 끝까지 가려면 심장에서 피를 밀어내는 혈압에 탄력있는 혈관의 연동운동이 더해져야 한다. 이것이 나이가 들면 혈압이 올라가는 원리다.

따라서 젊을 때 혈압이 120이었는데 나이가 60대, 70대가 되면서 130~140 올라가는 것은 정상적인 신체 변화로 보아야 한다. 그 정도 혈압에 혈압약을 먹는 것은 과잉 반응이다.

과잉 반응의 결과는 어떨까? 내 몸의 심장이 몸 전체를 고려해서 혈압을 올렸는데 혈압약으로 억지로 낮추면 어떻게 될까? 혈압은 내려가지만 어디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나의 심장이 조절한 혈압보다 더 낮추면 몸의 구석구석까지 혈액이 가지 못한다. 그러면 몸 구석구석에 있는 세포까지 영양과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지 않고, 그 세포들은 노화가 가속화된다.

또한 혈압약의 지나친 복용은 몸의 노화를 가속화시킨다. 나이가 들며 혈압이 130~140 정도 올라간 사람이 혈압약을 먹는 것은 과용에 속한다. 그러니 굳이 먹지 않아도 된다. 물론 어느 시점에 갑자기 혈압이 170이나 180으로 혈압 스파이크를 일으키며 올라가면 그때는 얼른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

갑작스런 체중 증가가 원인이면 체중을 줄이고, 혈액 성분이 영양 과다이면 식이요법을 해야 한다. 그래도 혈압이 안 내려가면 혈압약을 먹어야 한다.

그러나 연령 증가에 따라 오랫동안 천천히 올라간 혈압은 특별한 질병이 없다면 굳이 혈압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 혈압약을 먹는 것이 오히려 새로운 병을 만들어낼 위험성이 높다.

/김종열한의원장,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2024년 1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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