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소장
이준원 소장

[원불교신문=이준원 소장] 2024년 갑진년은 푸른 청룡의 해다. 청룡은 사계절 중 봄, 사방 중 동쪽,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기우제를 상징한다. 깊은 바닷속에 잠겨있던 잠룡이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승천할 때, 비늘이 파랗게 변하며 청룡이 된다고 한다. 경기도 안성에는 청룡사가 있다. 고려말 공민왕 스승이었던 나옹 대사(1320~1376)가 절터를 찾다가 대장암에 청룡이 구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1364년 청룡사를 중창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나옹 대사는 양주 회암사(檜巖寺)에서 24세에 견성한 후, 원나라 법원사(法源寺)에서 인도에서 온 지공(指空) 선사에게 불법을 전수 받아 무학대사에게 전하였다고 한다. 계룡산 신도안 소재 대궐터 주춧돌에 새겨진 ‘불종불박(佛宗佛朴)’이란 글은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심원본각 원융회통 소태산 대존사(心源本覺 圓融會通 少太山 大尊師)와는 무슨 인연이 있을까?

2024년 원기109년 교단 제4대가 시작됐다. 2023년 계묘년의 묘(卯)는 어둠이 걷히고 아침이 밝아오는 5~7시, 갑진년의 진(辰)은 활동을 시작하는 7~9시를 나타낸다. 어두운 터널 끝에 빛이 있다. 신앙과 수행, 공부와 사업이 다른 세상에 흐르지 않는 특신(特信)은 어려울수록 더욱 더 빛난다. 일원회상의 손님이 아니라 주인된 마음이다. 

익산은 백제 무왕의 꿈이 서린 곳이다. 미륵사는 황룡사의 2배 크기다. 3개의 탑, 3개의 금당(金堂) 터가 발굴됐다. 경주 감은사와 같은 구조였다. <삼국유사>의 전설이 역사적 사실임을 알게 됐다. 큰 연못을 메워 미륵사를 만들고, 늪에 사는 용수(龍藪)가 지하통로를 통해 용의 화신으로 믿던 미륵불이 있는 금당을 드나들도록 설계했다. 길룡·신룡·계룡(吉龍·新龍·鷄龍) 터는 청룡의 기운을 지닌 동방 미륵불의 지맥이자 법맥이 아닐까?
공부 없이 사업 없다. 마음공부, 경전공부는 물론 세상공부도 잘해야 한다. 세상 물정을 모르면 사업에 실패한다. 빛의 속도로 변하는 세상, 굶주린 듯이 공부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어리석은 듯 살아라(Stay foolish)”라고 했다. ‘상수법륜 영전불휴(常隨法輪 永轉不休)’ 주산종사 출가 서원심이다. 교단의 혁신은 나로부터다. 구아(救我)도 못 하면서 구세(救世)를 외칠 때 자칭 도인의 무리, 낮도깨비가 된다.

/솔로몬연구소

[2024년 1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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