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수 교무
장진수 교무

[원불교신문=장진수 교무] 올해 원기109년은 원불교 제4대가 시작하는 해다. 소태산 대종사는 구술 가사에서 “사오십년 결실(結實), 사오백년 결복(結福)”이라고 회상의 전도를 예견했다. 정산종사는 “결실이라 함은 새 회상의 법종자가 이 국토에서는 분명한 결과를 보게 될 것을 의미함”이고, “결복이라 함은 그 법종자가 세계에 널리 전파되어 온 세상에 고루 복과를 맺게 될 것을 의미함”이라고도 했다(<정산종사법어>, 도운편 1장). ‘원불교가 제4대를 맞이한다’는 것은 결복의 시대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이다. 이 시기에 우리는 원불교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일과 함께 미래를 선도할 교단으로서 혁신을 추진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더불어 올해는 원불교의 전신인 ‘불법연구회(佛法硏究會)’가 익산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총부를 건설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만덕산에서 12명의 제자와 첫 선(禪)을 실시했던 해이며, 경성(서울)교화를 처음 시작했던 해이기도 하다. 소태산 대종사는 원기9년(1924) ‘불법연구회’라는 임시교명으로 회상을 세상에 공개했다. 이로부터 본격적인 전법(傳法)이 시작됐다. ‘불법연구회’는 원기33년(1948) ‘원불교’라는 정식 교명을 공포할 때까지 우리 회상의 공식 명칭이다. 그래서 우리는 창립총회부터 원불교 교명 선포까지 24년간을 ‘불법연구회 시대’라 부를 수 있다.

불법연구회는 원불교의 ‘오래된 미래’다. 원불교가 미래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서 ‘왜 불법연구회인가’라고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불법연구회가 이제 겨우 100년에 접어들었지만, 우리에게는 항상 오래된 미래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제4대를 맞이하며 새로운 미래를 깊이 고민하면 할수록 불법연구회는 새롭게 되새겨야 할 정신이 담긴 소중한 역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변곡점에 선 우리는 안팎으로 변화와 혁신에 대한 요구에 직면해있다. 이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다. 가능한 멀리 앞날을 전망하면서도 가능한 깊이 지난날을 성찰해볼 기회! 우리의 미래가 우리의 현재에 달려있다. 우리의 과거도 우리의 현재에 달려있다. 과거가 변한다는 생각에는 쉽게 동의할 수 없을지 모른다. 실상 우리가 알고 있는 과거의 역사도 어느 순간 우리가 필요에 따라 선택한 과거이며, 의미를 부여해 해석한 역사라 할 수 있다. 정말 그것만으로 우리의 과거와 역사를 다 알았다고 할 수 있을까. 

소태산 대종사와 선진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일궈왔던 역사는 ‘박제된 과거’가 아니다. 앞으로 펼쳐질 우리 회상의 미래와 함께 영원히 성찰되고 새롭게 해석되어야 할 살아있는 역사이며,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소중해질 우리의 ‘오래된 미래’다. 

지금이야말로 그동안 미처 살피지 못했던 불법연구회를 되돌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이번 연재를 통해 우리의 오래된 미래, 불법연구회의 생생한 사료를 통해 우리의 나아갈 방향을 성찰해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염원해본다.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장

[2024년 1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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