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명 교도
이혜명 교도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원불교? 들어는 봤다”고 말하던 남편(김용인 교도)을 교도회장으로까지 키워내고(?), 시부모님, 시동생 둘, 동서 둘, 조카 둘을 모두 입교시킨 이혜명 교도(과천교당). 그래도 자녀교화는 마냥 쉽지 않았다. 4대째 신앙을 잇는 내 자식에게는 “엄마는 다른 소원 없어. 일원가정으로 살아주는 거면 돼”라며 어르고 달랬고 밀고 당겼다. 다행히 아들과 딸(김우성 응급의학과 전문의·김지원 기후변화학자)은 교도로도 잘 자라주었다.

허나 며느리는 또 다른 장(場)이었다. 본래 생판 남이었던 며느리 속을 어찌 알며, 어떻게 해야 부드러울 것인가. 이혜명 교도는, 결혼 전 며느리에게 보내는 예물에 <원불교교전>을 더하는 것으로 첫발을 뗐다. 이미 명절을 비롯해 모든 가정의례를 교당에서 지내고 있었으니, 아들 내외는 자연히 ‘원불교가풍’을 익혔다. 먼 길을 달려오거나 이사를 해서라도 같은 교당에 다니며, 아이들이 이 법에 단단히 뿌리내리기를 기도했다.

“아들이 응급실 일 때문에 교당을 못 와도, 어느새 며느리(이형진 교도) 혼자 손녀들 데리고 나오더라고요. 일원가정 이루고 살게 하는 것, 그게 진짜로 자녀를 위하는 길이잖아요.”

그의 자녀교화 팁은 단순하지만, 힘이 세다. 애초부터 4축 2재만큼은 나오게 할 것, 그리고 자녀·며느리· 사위에게 불공할 것. 그는 이를 철저히, 지금도 지키고 있다. 매일 수십 명에게 보내는 법문 문자도 자녀들에게 함께 보내고, 자식보다는 도반으로 존중하며 귀히 여긴다. 

“평생 다른 종교를 가졌던 시댁 어른이 열반하기 전에 ‘제사는 원불교식으로 지내달라’고 부탁하셨어요. 그때 참 보람되고 감사했죠.” 

가족교화만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나는 원불교 교도’라고 소개하며 살다 보니, 지난해 9명을 비롯해 수십 년째 지인이며 동료들의 입교가 이어진다. 

“무등교당 시절 장애인복지관 봉사를 갔다가 ‘이게 교법의 현장이구나’ 깨달았어요. 특수교사가 되어 타자녀교육과 동포은 정신으로 살다 보니 저절로 교화가 되기도 했죠.”
동료 교사가 딸 셋을 데리고 교당에 안착했을 때, 그리고 한 신입교도가 “혜명님 기도 덕분에 어려운 일이 잘 풀렸다”고 전화했을 때, 그는 그럴 때마다 ‘소태산 대종사께 조금이나마 보은했구나’ 싶어 마음이 놓인다. 

“원불교를 전혀 모르는 상대에게는 원광대학교나 가까운 교당을 얘기하면 풀리기도 해요. 소중한 사람일수록 이 법을 알고 교당에 오게 해야 하잖아요. 교화는, 그 사람 잘 되게 해주는 일입니다.”

[2024년 1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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