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당 전경.
의정부교당 전경.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교당 봉불식 이후 대각전에서 특별기도를 올리기까지 10여 년이 걸렸다. 교당 신축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아픔, 그 상처가 아물기까지 그만큼 힘들고 아픈 시간이 무심하게 흐른 것이다. 

원기106년(2021) 부임한 윤도종 교무는 그해 대각개교절 특별기도를 ‘무조건 대각전에서 올려야겠다’고 다짐했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시간, 윤 교무는 등록돼있는 교도 명단을 챙겼고, 이내 교도들의 집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순교의 목적이었지만, 그보다는 말 못할 각자의 ‘속사정’을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첫 시도가 어려운 법. 윤 교무의 말대로라면 ‘교도의 집에 한 번 갈 수 있다면, 두 번 가기는 아주 쉽다’는 것. 차 한잔이면 족했던 윤 교무의 방문이었다. 그런 윤 교무의 마음이 교도들에게 닿았을까. 교무도 교도도 서로 사는 모습 그대로 자신의 속내를 건넸다. 의정부교당의 교화는 이렇게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윤도종 교무, 권성천 교도회장, 임태익 교도부회장이 함께 한 자리. 10여 년 만에 개방된 대각전 보수공사 이야기가 이어졌다.
 

좌로부터 임태익 교도부회장, 윤도종 교무, 권성천 교도회장.
좌로부터 임태익 교도부회장, 윤도종 교무, 권성천 교도회장.

합력불사로 진행된 대각전 특별기도
오랜 세월 방치됐던 대각전 개보수 공사를 시작했던 건, 대각개교절 특별기도를 위해서였다. 방수공사와 도색 및 LED 교체 등 대각전 보수공사에 권 교도회장의 재정적인 합력은 큰 힘이 됐다. 이듬해에는 생활관 보수공사를 진행했다. 어린이법당으로 사용되던 지하 공간은 천장을 뜯어내야 할 만큼 대대적인 정비였다. 지난해에는 음향 장비를 교체했고, 임 교도부회장의 희사로 캐노피가 설치됐다. 

교무와 교도들의 합력 불사, 여건 닿는대로 시간과 정성을 쏟았다. 교당에 새 기운이 돌았고, 교당 문도 활짝 개방됐다. 드디어 부임 당시 윤 교무의 다짐이었던 대각전에서의 특별기도가 시작됐다. 그해 봄, 교도들의 마음에도 교화의 새순이 파릇하게 돋아났다.
 

허투루 하지 않는 마음공부  
교도들의 마음공부 이야기도 궁금했다. 이 교당에는 ‘법회는 법회고 기도는 기도다’라는 불문율이 있다. 일요법회 참석은 교도의 4종의무이니 말할 나위 없고, 월초기도와 보은기도(매월 15일)도 교도로서 ‘당연한 의무’라는 윤 교무와 교도들 간 암묵적 약속인 것이다. 

교도들은 매월 <교화단 마음공부> 책자도 제출해야 한다. 단회 때 제공되는 책자를 교도들은 허투루 할 수 없다. 계문 체크, 조석심고, 유무념 대조 등을 꼼꼼하게 기록해 윤 교무에게 제출한다. 교도들 대부분 어려워했던 감각감상, 심신작용처리건 등은 다소 시간을 들여 훈련 시켰다. ‘꾸미려 하지 말고 한 줄이라도 느낌 그대로만 쓰면 된다.’ ‘정 어려우면 이름 석 자만 써도 된다’며 교도들의 의지를 북돋웠다. 지금은 매주 예회보에 마음공부 사례를 다 못 실을 정도로 교도들의 일기작성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원기108년)부터 시작된 경강도 교도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참여할 것이다. 공부도 즐거운 교당은, 이제 누구나 언제든지 오고 싶은 교당으로, 그 문을 더 활짝 열어놓고 있다.
 

건강한 노년을 위한 한울안 힐링센터
몸이 아프면 수행을 할 수 없으니 원로교도들의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시작은 이랬다. 원로교도들을 위해 소법당에 온열침대, 발마사지기, 원적외선 치료기 등 9종류의 건강기기를 갖췄다. 통증 치료기 테라포스(Tera Force) 치유 전문가인 권 교도회장의 전폭적인 희사로 마련된 공간이었다. 이를 지역민으로 확대해 교정원 문화사회부 원불교 문화가있는날(Won-day, 이하 원데이) 사업으로 ‘건강한 노년을 위한 심신 치유활동’ 프로그램을 정착시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원데이 사업에 선정돼 한 달에 세 번(매월 1일․15일, 셋째 주 일요일)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날로 인기를 더하고 있는 이 사업은, 지역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따듯하게 심신을 치유 받은 지역민들 손에는 교당에서 농사 지은 배추와 무, 상추 등이 들려있다. “누구라도 교당에 오면 무엇이라도 하나는 건져가야 한다”는 윤 교무의 말을 알 것 같다.
 

교무와 교도, 서로에게 감화
생일잔치, 농장 초청, 분기별 나들이 등 탄탄하게 유대를 다지고 있는 교도들은 아침 좌선과 저녁 염불 수행 정진을 함께 하고 있다. 상계교당과 함께 메타법당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동북부지역 교당 연합법회와 합동 교도 정기훈련도 진행했다. 지역 교당들이 서로 연합해 훈기가 돌아야 한다는 생각에 교도들도 적극 참여한다. 

“무슨 일이든 교무님이 몸소 먼저 실천하시니 안 따라갈 수가 없다. 오직 교당 교화에만 전념하는 교무님 정성이 엄청나다. 거기에 감화가 되고 기운이 터진다.”(권성천 교도회장)

“좀 일찍 교무님을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라도 교무님 따라 열심히 공부할 수 있어서 좋다. 뒷바라지를 잘 해드리지 못해 죄송스럽다.”(임태익 교도부회장) 

교도 임원진의 말에 윤도종 교무가 응한다. “어려운 시기를 겪은 교도님들이기 때문에 더욱 공부심을 내지 않나 싶다. 앞장서주는 교도님들이 너무 고맙다.”

조석심고 시간, 교당 대각전 문이 활짝 열려 있다. 교당에서 마을로, 마을에서 마을로 울려 퍼지는 심고 목탁소리. 그 여운 따라 의정부교당의 훈기, 끝 간데없이 퍼질 것이다. 
 

법인절연합법회.
법인절연합법회.
의정부교당 전체교도.
의정부교당 전체교도.

[2024년 1월 31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