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주 교도
박미주 교도

[원불교신문=박미주 교도] 원기108년 봄의 시작을 준비하는 2월, 나는 겨울청년 마음훈련을 만났다. 일상 수행의 요법 1조를 공부의 표준으로 잡던 나는 훈련에서 얻은 키워드인 분별, 주착, 온생취(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가지고 ‘분별과 주착을 내려놓고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자!’고 다짐했다.

훈련을 마치고 상시 기간에 들어서니, 삶 속에서 경계를 당했을 때 요란한 마음이지만 알아채지 못하고 무념으로 보내는 일이 많음을 발견했다. 일심하지 못하고 망념이 든 번수를 세어봤더니 51번이 나온 날도 있었다. 

망념을 걷어내고 온전한 마음을 찾기 위해 좌선을 시작한 지 1년이 됐지만, 좌선할 때조차 망념때문에 두통에 시달렸다. 온전한 마음을 알기란 어려웠다. 그래도 경계를 당하면 단전주를 유념했다. 또 경산상사님을 찾아뵀을 때 좌선 시 머리가 아프다는 질문을 드리자 “호흡에 집중하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 단전주가 잘 안되면 호흡에 집중하면서 요란함을 없게 했다. 덕분에 좌선할 때 두통은 없어졌고, 단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두렷하고 고요한 정신, 적적성성은 계속해서 연마 중이다.

이렇게 온전함을 챙겨서 일이 잘 해결된 적도 있다. 한번은 첫 만남부터 퉁명스러웠던 직장 상사가 나를 뒷담화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평소라면 미운 마음이 들고 불편했을 테지만 나는 순간 단전주를 하며 온전한 마음을 챙기고 상황을 원만하게 돌리는 법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가 “언니 제가 뭐 잘못했어요? 알려주세요~ 저는 언니에게 많이 배우고 싶어요!”라고 솔직하게 마음을 전했다. 

이후 직장 상사는 내게 친절하고, 일도 잘 알려주는 사람이 됐다. 다른 직원들에게도 불퉁거리지 않게 돼 동료들 간 분위기도 원만해졌다. 생활 속 공부로 경계를 당했을 때 요란한 마음과 대비되는 온전한 상태를 배운다. 덕분에 믿음의 씨앗이 잘 발아해 간다.
원기109년 1월 1일 중앙총부 타종식에서 ‘마음공부 잘하여 주인으로 살겠다’는 다짐 기도를 올렸다. <대종경> 인도품 28장을 보면 ‘가난’은 무엇이나 부족한 것이며, 예로부터 성자 철인은 진리와 이치를 깨닫고 실지에 활용해 가난한 가운데 다시없는 낙도 생활을 했다고 한다. 

나도 내게 주어진 여러 경계에 괴로워하기보다 낙을 찾아 혜복의 길로 가기 위해 매일 매 순간 공부해야지 하는 다짐을 해본다. 더 나아가 인과보응과 불생불멸을 알았으니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세상, 그리고 교단을 위해 은혜가 생산되는 삶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연마하고 일심으로 보은하는 삶을 살아가리라 법신불 사은님께 기도한다.

/동영교당 

[2024년 1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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