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敎務)는 원불교 전문 성직자를 일컫는 말이다. 뜻 그대로 ‘가르침에 힘쓰는 사람’이니, 곧 원불교의 기본교리인 인생의 요도 사은사요와 공부의 요도 삼학팔조를 실천하고 가르치는 것에 힘 쏟는 사람을 의미한다.

교무의 또 다른 말은 전무출신(專務出身)인데, 이는 원불교 교단과 세상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쳐 헌신 노력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다. 이를 전무출신규정에서는 ‘출가교도로서 정신과 육신을 오로지 본교에 공헌한 자’로 밝히고 있다. 그러기에 교무, 곧 전무출신은 ‘내’가 없는 마음, 사(私)익을 도모해서는 안 되는 직업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천직이라 했으니, 그 살림은 천지허공을 관통하는 일이라 무소유의 소유를 자랑하는 일이다.

하지만 원불교 출가교도를 통칭하는 교무와 전무출신이란 용어에는 약간의 의미적 차이가 존재한다. 곧 전무출신이 세상을 위해 힘을 쏟는 원불교 성직자의 다양하고 총체적 의미를 갖는다면, 교무는 가르침이라는 교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세밀함이 담겼다. 그러기에 원불교 초창기에는 출가교도 뿐만 아니라 재가교도 중에서도 교화적 직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교무라고 부르기도 했음을 지난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현재 모든 전무출신은 ‘교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동안 원불교 교단은 대체로 교무들의 일터를 교화․교육․자선 세 가지 큰 범주로 나눠 역할을 맡겨왔다. 하지만 현 사회가 그렇듯, 교단 역시 다양한 분화가 이뤄져 각 분야 교무들이 포진해 어려운 과업을 수행하며 개척의 역사를 일궈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당 교무가 대다수이던 교단에는 행정 교무를 비롯 교수․교사 교무, 의료 교무, 복지 교무, 기자 교무, 사장 교무, 원장 교무 등등 직무와 직책에 따라 전문성에 바탕한 교무들이 각 분야에서 활동하며 ‘교화’ 시너지를 다양하게 발휘하고 있어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한편 우려되는 것은 전문성이 고착화 되면서 교화라는 본래 목적을 뒤로 한 채 사회적 업무에만 열중하는 현상이다. ‘교무는 곧 교화자’라는 인식의 퇴화는 성직자의 본래 사명을 희석시킴으로써 교무의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올 위험이 높다. 또 ‘교단 인재로 키웠더니 자기 밥그릇만 챙긴다’는 말이 안 나오도록 조심해야 한다. 

교무가 교무의 본래 사명을 망각하면 재가교도의 불신과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일부 교무들의 좋은 자리(?) 선호 현상은 교화에 전심전력하는 일선 교당 교무들의 사기 저하를 불러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단체 혹은 기관 이기주의에 함몰돼 교단을 나 몰라라 하고, 교화를 무시한다면 이는 극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교무는 무슨 일을 하든지 처음도 끝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교화’가 최고의 방점이요 가치임을 명심하자.

[2024년 1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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