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서치 ‘종교 경전에 대한 인식조사’ 기획·분석
‘종교 경전, 사람 위로하고 살아갈 힘 준다’ 74%
과학적 사실과 경전 내용 충돌 시 68% ‘과학’ 선택

[원불교신문=장지해 편집국장] 종교 경전의 역할(또는 영향력)에 대해 많은 사람이 ‘개인의 삶과 우리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1월 24~27일 조사해 1월 24일 발표한 ‘종교 경전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다.

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74%가 ‘종교 경전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살아갈 힘을 준다’는 데 긍정한다. ‘종교 경전은 사람들이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는 데에도 71%가 동의한다. ‘종교 경전의 가르침은 현대 사회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데에는 64%가, ‘종교 경전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는 데에는 58%가 동의했다. 경전이 특정 종교의 교리를 다루는 것임에도, 해당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 외에 우리 인류 및 사회에 긍정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비종교인보다 종교인이, 낮은 연령대보다는 높은 연령대가 종교 효용성을 높이 평가한다. 각 항목당 긍정 지수가 30대 이하에서는 절반 혹은 그 이하이지만, 60대 이상에서는 73~84%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종교 인구 비율이 높은 것과 상관이 있다.

종교인에 비해 비종교인의 경전 효용성 평가가 낮지만, 비종교인 중 절반 이상은 ‘종교 경전이 개개인을 위로하고 삶의 지침이 된다’는 데 공감한다. 하지만 ‘종교 경전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는 데 대해서는 41%만이 긍정했다(종교인은 75%).

종교 경전 내용의 이해와 해석에 대해 ‘종교 경전은 각자의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76%, ‘종교 경전은 시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가 75%로 나타났다. 이는 종교인과 비종교인 모두 높다. 다만 ‘개인적 신념·시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응답한 불교 신자는 10명 중 8~9명, 개신교 신자는 10명 중 6명으로, 종교에 따라 응답 차이가 있다.

본 조사는 종교 경전의 내용과 과학적 사실이 다를 경우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에 68%가 과학적 사실을 믿는다고 답했고, 20%가 종교 경전의 내용을 좀 더 믿는 편이라고 했다.
 

과학적 사실을 믿는 비율은 여성(63%)보다 남성(73%)이, 연령대가 낮을수록 높다(18~29세 79%, 60세 이상 61%). 종교를 가진 사람의 절반 이상(54%)도 과학적 사실을 신뢰한다.

과학적 사실과 종교 경전의 내용이 충돌하는 경우 과학적 사실을 믿는 비율은 천주교 신자 60%, 불교 신자 75%로 나타났으며, 개신교 신자는 55%가 경전의 내용을 좀 더 믿는 편이라고 답한 것도 특징이다.

한편 종교 경전을 읽는 것은 종교를 가진 사람으로서 가장 기본 신앙 활동이지만, 종교인 중 평소 정기적으로 경전을 읽는 사람은 절반에 못 미치는 46%로 나타났다. 종교별로는 개신교 신자 62%, 천주교 신자 36%, 불교 신자 33%다. 

삶에서 종교 경전의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종교인은 64%, 종교 경전을 읽고 생각하는 것이 나의 종교생활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는 종교인은 58%다. 이 역시 개신교 신자는 78%, 천주교 신자는 55%, 불교 신자는 53%로 차이를 보인다. 경전을 읽고 생각하는 것이 나의 종교생활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답한 비율은 58%이며, 개신교 신자(77%)가  천주교 신자(45%)나 불교 신자(43%)보다 월등히 높다. 연령대별로는 나이가 많을수록 경전을 읽고 삶에서 실천하는 것을 중요하게 인식한다.
본 리포트에 따르면 종교 경전은 특정 종교의 교리와 가르침을 담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은 개인과 사회를 변화케 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월간 <원광>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했을 때, 전시용으로 생각하고 비치했던 <원불교전서>가 매진됐다. “훑어보다 보니 좋은 내용이 담긴 것 같아서 구입해 읽어보려고 한다”고 말하던 어떤 관람객의 말도 있었다. 

어쩌면 종교 경전의 역할은, 해당 종교인에게만 국한되지 않을 때 더 큰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2024년 2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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