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서 교무
김인서 교무

Q. 우리 아이는 국어는 너무 잘하는데 수학을 정말 너무 못합니다. 본인은 “좋아하는 것만 공부하고 싶다”고 떼쓰는데, 이 아이 혼을 내서라도 수학을 가르쳐야 할까요?
 

A. 먼저 축하드립니다. 국어를 잘하는 아이들의 가능성은 매우 큽니다. 게다가 잘하고 좋아한다고 하니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은 아이가 수학을 못해 고민이군요. 

교육학계에서 유명한 피터스(R.S Peters)가 있습니다. 그는 교육은 3가지 조건에 합당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첫째, 가치 있는 것을 가르치는 것. 둘째, 온당한 방법으로 가르치는 것. 셋째, 가르침을 받은 후 하등의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수학은 아이들에게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형식을 끌어내주는 교과입니다. 마시멜로 실험이 있습니다. 먹지 않고 기다리면 2개를 얻을 수 있다고 제시했을 때 보통 어른들은 참을 것입니다. 그러나 논리적 사고가 부족한 아이들은 눈앞의 이익을 잘 참아내지 못합니다. 삶에서 기다림이 부족해지고 그로인해 성장기에 간혹 문제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수학은 꼭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 교과입니다. 원불교에서 인과를 가르치는 이유도 이러한 윤리적 당위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혼을 내서 가르치는 것은 위에서 밝힌 피터스의 교육 개념 중 두 번째 항목을 어깁니다. 온당한 방법으로 가르치는 것이 ‘교육’입니다. 혼내서 가르치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그렇다면 하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수학을 어떻게 교육 시킬 수 있을까요? 두 가지를 제안해봅니다.

첫째, 자녀가 할 수 있는 범위를 스스로 제시하도록 하세요. 과제에 대한 약속을 함께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에게 몇 페이지를 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면서 협상해야 합니다. 너무 많은 과제는 시작도 하기 전에 질립니다. 약속을 정했다면 어떤 활동보다 먼저 챙기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자신이 정한 범위의 과제를 마쳤다면 보상을 줘야 합니다. 자녀가 좋아하는 것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먹을 것을 좋아하는 자녀라면 숙제 후 바로 간식을 챙겨주는 게 방법이 될 수 있고, 자유시간을 원한다면 그 시간을 보장해주면 됩니다. 단 서로 정한 약속은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잘하지 못했던 수학 교과를 잘하게 된다면 다른 교과에도 영향을 줍니다. 더구나 다른 삶의 태도에까지 자신감을 불러올 겁니다. 이것이 교육 개념 3번째, 하등의 좋은 결과를 끌어내는 것입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도 11과목 공부를 제시하며 어떻게 공부하고 점검해야 하는지까지 정확하게 짚어 주셨습니다. 쉼 없는 공부로 성불제중하는 부모의 모습을 부탁드립니다.

/반송교당

[2024년 2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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