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양은철 교무]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전자레인지를 사오셨다. 병에 든 음료수를 데우려고 뚜껑을 닫은 채 전자레인지에 넣고 스위치를 눌렀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전자레인지가 산산조각 났다. 전자레인지가 흔치 않던 시절이라 사용법에 익숙지 않았던 탓이다.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설명서를 통해 사용법을 공부해야 한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원리에 맞게 사용하지 않으면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다. 마음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더 있다.

첫째, 마음은 행불행을 좌우한다. 비행기를 타고 보니 왼쪽 좌석이 비어있다. ‘아, 편하게 갈 수 있겠구나!’하며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대부분 누워 가고 있었다. 행복했던 마음은 순식간에 불행으로 바뀌었다. 옆의 한 좌석이 비었다는 물리적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비교하는 마음 때문에 행복이 순식간에 불행으로 바뀐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마음이 선하면 모든 선이 이에 따라 일어나고, 마음이 악하면 모든 악이 이에 따라 일어나나니, 그러므로 마음은 모든 선악의 근본이 된다”고 말했다. 모든 것(행복과 불행)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일체유심조’가 불법의 핵심이라고 하신 이유다.

둘째, 마음은 끊임없이 사용한다. 몇 년 전 샤워꼭지가 고장났다. 겨우 고치긴 했지만 어떻게 고쳤는지 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 샤워꼭지 고치는 법은 몰라도 삶에 치명적이지 않다. 왜냐면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은 하루에 몇 시간 사용할까? 수면시간을 제하더라도 최소 16시간은 사용한다. ‘마음 사용하는 법’은 샤워꼭지 고치는 법과 달리, 모르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잘 알면 이익도 그만큼 크다는 말이 된다.

셋째, 마음은 모든 일의 근본이 된다. 돈, 지식, 권력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돈, 지식,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훌륭한 일도 많이 하지만, 나쁜 일로 뉴스와 신문 지면을 장식하는 사람들 역시 그들이다.

“이 세상에서 어떠한 공부가 제일 근본 되는 공부입니까?”라는 물음에,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마음공부가 제일 근본 되는 공부이다. 마음공부는 모든 공부의 기본이니, 마음공부가 없으면 모든 공부가 다 바른 활용을 얻지 못할 것이다”고 했다. 

마음공부를 안 하면 천하에 없는 재주와 능력도 오히려 죄업의 재료가 될 뿐이다. 마음‘공부’ 잘합시다!

/미주서부훈련원

[2024년 2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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