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수 교도
이은수 교도

[원불교신문=이은수 교도] 이번 청년 마음훈련을 통해 돌아본 나의 마음공부 중 ‘특신급 10계문’이 있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공중사를 단독히 처리하지 말며” 라는 법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이 계문을 개인의 단독성보다는 구성원과의 협심을 위한 교리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2년 동안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돕고, 다문화 인식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젝트의 부장으로 활동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라남도에서 400만원 가량을 지원 받아 진행되는, 나름 중요하고도 비중 큰 활동이었다.

부장을 맡고 보니, 공사에 있어 결정을 내리거나 역할을 결정할 때 혼자 도맡으려는 습관이 생겼다. 그게 내가 좀 고생할 수는 있지만, 팀원들도 편하고 또 나도 편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프로젝트를 계획하거나 역할을 배정할 때 팀원들을 일일이 만나 묻기 귀찮은 탓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괴로워지고 말았다. 사실 나는 MBTI(성격유형검사)에서 마지막으로 결정되는 J와 P중 즉흥성을 나타내는 P경향이 97%인, 그야말로 계획 따위 없는 사람이라 혼자 계획짜는 게 미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소통 속에 단단한 힘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로써 우리 팀은 말 그대로
멋진 ‘팀’으로 거듭났다.

그때 이 계문을 만났다. 이 계문을 포함 주위에서 들려준 조언 중 “팀원들과 함께 협업해야지, 혼자 결정하는 것은 너희가 가진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뺏는 것”이란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깨달았다. 일이 잘 안 풀리면 혼자 ‘뚜웅’한 표정으로 팀원들을 눈치보게 했던 게 정말 미안해졌다.

이후 나는 습관을 고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물론 한 번에 고쳐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계문을 유념하며 열심히 고쳐나갔다. 특히 프로젝트 담당 선생님과 팀원들끼리 진솔하게 소통을 하는 시간을 가졌던 게 큰 도움이 됐다.

그 시간을 통해 소통 속에는 단단한 힘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소통을 통해 협력은 물론 서로의 장단점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로써 우리 팀은 서로의 장점은 더욱 돋보이게 하고 단점은 보완해주는, 말 그대로 멋진 ‘팀’으로 거듭났다.  그 결과 우리는 프로젝트 우수팀으로 선정됐고 프로젝트를 1년 더 진행할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얻었다. 그 기회 동안에는 팀원들이 함께 기획해서 봉사상이라는 값진 상도 얻어냈다. 

학교에서 공부는 안 하고 프로젝트만 했다고 부모님은 속상해하셨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시간동안 소중한 계문과 팀워크, 협력, 기획력 등 다양한 나의 역량을 펼치게 해준 마음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또 어떤 직장을 가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10계문과 마음공부 경험이 함께라면 뭐든 두려워 않고, 도전 할 수 있을 것 같다.

/순천교당

[2024년 2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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