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혁 영산선학대학교 총장.
백인혁 영산선학대학교 총장.

소태산 대종사의 구도 역사와 선진들의 창립 정신이 어려있는 영산성지, 그 영성의 땅에 소태산의 경륜을 이어받고자 모인 예비교무들이 있다. 영산선학대학교가 있는 영성의 고향 영산성지에서는 마치 공동체 생활을 함께했던 초기교단의 선진들처럼 예비교무들이 서원으로 뭉친 젊은 기운을 힘차게 뿜어내고 있었다.

백인혁 영산선학대학교 총장은 “학생들이 소태산 대종사의 대행자로 부족함 없는 교역자로 성장하기를 기도한다”며 그가 꿈꾸고 준비하는, 그리고 그 역시 스승님의 경륜을 받들어 실현하고자 하는 학교의 모습을 소개했다.

그는 ‘영산선학대학교(이하 영산선학대)가 새 시대를 이끌어가는 전무출신 양성기관의 모델이 되는 것’이 유일한 목표이자 사명감이라고 전했다. 
 

학점 반영한 일과 생활로 
교육과 생활 일원화
 
와이싱어즈합창단 등
문화 소양 높인 교육과정

상시생활 반영된 학과 과정으로 체계화
백 총장이 강조한 영산선학대의 가장 큰 변화는 국내 대학 제도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던 학부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정기·상시훈련으로, 교역자 생활의 특성을 더 높인 교육환경변화’다. 기존 대학 과정의 1·2학기에서 1~4선기로의 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선기(禪期)’는 학기라는 표현을 대신한 영산선학대의 수학기 표현으로, 봄·가을학기 중심 교육이 공백없이 사계절로 이뤄지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는 원불교 훈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4선기의 운영은 1학기 1·2선기의 정기훈련과 3주간의 상시훈련, 2학기 1·2선기의 정기훈련과 3주간의 상시훈련으로 이뤄진다. 
 

백 총장은 “4선기 교육과정의 변화는 복잡한 시대와 다양한 환경이 요구하는 교역자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1선기에는 기존 정기훈련 과목을 바탕으로 이론과 실습을 집중 교육하고, 2선기에는 훈증 실습과 해외 교화 현장 실습, 설교와 독경, 외국어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 체험 활동이 이뤄진다. 특히 학기 중 부족한 수업과 교역자로서 필수과목에 대한 개인별 맞춤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교무들의 합력과 노력이 없이는 어려울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학과 과정이 상시생활에 그대로 반영된 점을 강조했다. 새벽 좌선과 일과, 훈련 등을 학과 수업으로 일원화·체계화해 기존의 학점제를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학점제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학점에 교육을 맞추는 시스템으로 변화시킨 결과다. 

11과목 중심의 수학 과정은 <정전>과 <대종경>, <성가>, <불조요경> 등의 원불교 필수 교과를 전문적으로 배운다. 고시가 폐지됨에 따라 각 학년의 교과과정 평가를 보다 정확히 이뤄 교역자의 자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또한 <예전>을 통한 생활교육이 일상에서 전반적으로 이뤄져 학생들의 품위를 향상했고, 해외 교화 연수를 통한 폭넓은 안목과 다양한 체육·문화 활동은 학생들의 건강과 문화적 소양도 높였다.

특히 와이싱어즈 합창단의 공연은 영산선학대가 자랑하는 학생들의 대표적인 문화 활동으로, 해마다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을 선보인다. 
 

해외 현장 실습과 영산대선원
백 총장은 “전산종법사께서는 ‘4대부터는 세계화’라고 하셨다. 세계교화에 필요한 세계사 공부나 언어만큼 중요한 공부가 현장 체험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뜻에서 영산선학대는 해외 교화지역 현장 실습을 시작했다. 지난해 영산선학대 2학년은 미국의 교화 현장을 방문해 법회와 훈련을 진행했고, 미국 현지인 교도들을 만나 해외교화 현장을 체험하며 환경과 문화를 경험했다. 아울러 2주간의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의 ESL 어학프로그램도 이수했다. 4학년은 모스크바교당을 방문해 한국민속놀이 잔치 등의 행사를 조력했고, 올해부터 3학년은 동남아의 교화 현장을 방문해 현지 교화체험과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이 같은 해외현장 실습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넓은 안목과 리더십을 기대하는 기회가 된다.
 

백 총장은 “주목할 만한 점이 하나 더 있다. 영산대선원의 주최로 ‘영산글로벌스테이’를 진행한 일이다. 영산대선원은 영산선학대학교 부설기관으로, 영산선원의 전통과 대선원의 맥을 이어가는 의미다”고 소개했다.

이 기간 예비교무들은 미국 현지 교도들과 함께 생활하며 교리 회화 등의 시간을 갖는다. 학생들에게는 영어 회화 향상을, 선방 참가자들에게는 교법 집중훈련과 동시에 정갈한 원불교 도량 생활로 큰 감동을 전한다. 

이러한 선방 프로그램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스테이도 있지만, 영산선학대는 앞으로 국내 일반 교도와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구상 중이다.

백 총장은 “본교는 출가교역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지만, 국내외 재가출가 교도들이 몸과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2024년 2월 21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