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도아 기자] 옛말에 “중매를 잘 서면 술을 석 잔 받는다”고 했다. “세 쌍의 중매를 서면 큰 복을 받는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나고 자란 환경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을 한 쌍으로 맺는 일은 중하디 중한 일이라는 의미일 터. 그 중요한 일을 하며 7쌍의 부부를 탄생시킨 오작교가 있다. 소태산 대종사의 “복 중에는 인연 복이 제일이다”는 가르침을 새기고 기꺼이 자신을 다리 삼아 천생의 배필을 이어주는 김경선 교도(가락교당)다.

그는 앞서 30여 년간을 상담사로 생활했다. 그러다 정년퇴임을 하면서 매일 해오던 일을 그만두게 되니 경계가 찾아왔다. 그때 ‘이제 무엇하고 살아야 하나’ 방황하던 김 교도를 잡아준 것은 어린시절 ‘연꽃 같은 사람이 돼라’하셨던 어머니의 당부였다. “‘맞아, 나도 재가로서 원불교에 보은하는 삶을 살아봐야지’싶었어요.” 어릴적 부엌에서 나물을 무치며 어린 딸을 앉혀놓고 늘 원불교 얘기를 해주셨던 어머니의 가르침이 용기가 됐고, 그 길로 그는 당시 서울교구 봉공회의 ‘은혜혼인상담소’에 자원했다. 그 세월이 벌써 13년이나 흘렀다. 

김 교도는 인연에 대해 “인위적이지 않고, 멀더라도, 혹여 돌고 돌아도 결국 다시 만나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그 모든 인연을 내 딸인 듯, 내 아들인 듯 가족처럼 여기면서 이어주고자 한다. 전북에 살던 ‘아들’을 경남에 살던 ‘딸’과 이어줬던 때는 경남 진주까지 5시간 넘는 길을 한달음에 달려가 박수 치며 축복했다. 그가 그런 ‘진심’이니 이를 ‘인연’들이 알지 못할리 없다. 어떤 ‘아들’과 ‘딸’은 천생의 연분인지 그가 이어준지 100일만에 결혼해 쌍둥이를 낳아 온 가족이 교당에 다닌다는 소식을 전해온다.

사실 중매는 ‘잘되면 술을 석 잔 받’지만 잘못되면 ‘뺨이 석대’인 일 아니던가. 그러니 오롯이 집중해 일념으로 해야 한다. “맺어진 사람들을 보면 모든 엄마가 오래도록 정성들여 기도한 이들이에요. 그렇게 보면 인연도 결국 마음인거죠. 마음이 절실해야 인연도 맺어져요.” 본래 혼인상담소는 월요일에만 문을 열지만 자식 중매를 부탁하는 전화를 받느라 일주일 내내 전화기를 붙잡고 산다. 그럼에도 그는 그런 마음이 다 귀할 뿐이다.

그 귀한 마음을 그는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준다. 혼인이 성사되면 받게 되는 성사금을 두 인연을 위해 정화단 후원금, 서울역 밥차, 세계교화기금 등으로 보내는 것이다. 

“어머니가 ‘어떤 일을 취사할 때는 지극히 ‘지공무사’ 해야 한다’고 일러주셨어요. 앞으로도 여력이 되는 만큼 열심히 이어주려고 해요.” 청아하고 진실된 마음만이 가능하다는 오작교. 그는 귀한 인연들을 맺어주기 위해 지공무사함을 갈고 닦는다.

[2024년 2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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